예루살렘, 50년만에 다시 성지에서 분쟁지로?

예루살렘, 50년만에 다시 성지에서 분쟁지로?

기사승인 2017-12-06 21:06:30

중동 지역의 평화가 다시금 위태로워졌다.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로 꼽히는 예루살렘이 분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세계 각국은 성명을 내고 우려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예루살렘(Jerusalem)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주 이스라엘 대사관을 텔 아비브(Tel Aviv)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백악관은 현지시각으로 6일 오후 1시경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5일 오전 몇몇 지도자들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대사관을 옮기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도 세계 지도자들과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의 결심은 꽤 확고하다고는 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트럼프 행정부 관료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문제를) 역사적 현실과 현대적 현실의 인정으로 보고 있다. 당장 대사관을 옮길 수는 없다. 부지를 물색하고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등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1995년 공화당이 주도해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예루살렘 대사관법’을 제정하고도 6개월 마다 이전을 연기해온 역대 미 행정부의 결정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 미국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시도다.

이와 관련 세계 각국은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당장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예루살렘 수도 인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의 대통령이 극단주의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도 "미국 대사관을 옮기는 것은 전세계 무슬림의 감정을 자극할 위험한 도발"이라고 경고했고,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는 성명을 내 "중동 지역 안보와 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염려한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전했다.

연합뉴스는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예루살렘의 지위문제는 복잡하고 민감하다. 각 국이 지역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행동을 신중히 하고 팔레스타인 문제해결의 기초에 충격을 주거나 새로운 대립을 촉발하는 행동을 피해야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AFP통신을 인용해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또한 6일 벨기에 브뤼센에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종국적인(평화) 협상에 의한 해결의 일부분이 돼야한다”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6일 바티칸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예루살렘을 둘러싼 상황 전개에 “예루살렘의 현상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예루살렘 지위 문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유엔은 1947년 총회 결의안을 통해 예루살렘을 어느 쪽 소유도 아닌 국제도시로 삼았다. 하지만 1967년 이스라엘이 중동전쟁에서 승리하며 50년간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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