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이 초대병원장 고 성산 장기려 박사의 서거 22주기를 맞아 8일 오후 1동 3층 예배실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해마다 12월 고신대복음병원은 유가족과 후학을 초청해 추모행사를 개최, 박극제 서구청장과 손봉호 성산 장기려기념사업회 이사장, 변태환 부산서구의회의장, 유가족 대표와 의료계 및 지역 기관장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임학 병원장은 “이번 22주기 추모행사를 통해 가난한 환자를 무료로 치료해주고 의료보험의 효시인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한 부산의 인물 장기려 박사를 기억하고 그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과 성산 장기려기념사업회는 기념행사와 함께 12월 한달 동안 병원 중앙로비에 장 박사의 생전 사진을 모아 전시하고, 중앙로비에서 환우를 위한 성탄음악회를 하는 등 병원을 방문하는 내원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성산 장기려기념사업회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임 병원장은 “해마다 진행되는 추모기념식을 포함해 여러 행사를 통해 장기려기념사업회가 박사님의 삶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장기려기념사업회는 지난 9월 부산 서구 암남동주민센터에 희망운동화 200켤레를 관내 독거노인과 불우이웃에 기증했으며, 병원 앞 822m 구간 명예도로 ‘장기려로’를 중심으로 역사문화 스토리텔링공간을 조성해 지역 볼거리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고 장기려 박사는 지난 1928년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1995년 12월 25일 타계하기까지 가난한 자들의 주치의로 헌신하며, 현대 한국 의료사의 대표 인물로 남았다.
또 1942년 평양연합기독병원을 거쳐 김일성 주석의 주치의 겸 김일성대학 의과대학 외과학 교수로 일했던 장 박사는 1951년 한국 전쟁 시절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부산 영도의 한 천막진료소에서 무료진료를 시작, 이것이 현재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의 모태이다.
장 박사는 고신대복음병원 사택에서 평생을 살며 무소유·무욕의 삶을 몸소 실천했으며 주어진 재능과 축복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기보다 낮은 곳을 향해 사용했던 그의 청빈하고 타인을 위한 삶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2주년이 되는 오늘 날까지도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은 ‘한국의 슈바이처’였던 ‘바보 의사’ 장기려 박사의 후예로 장 박사의 못 다 전한 사랑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연구, 진료 그리고 나눔의료사업에 오늘도 힘쓰고 있다.
부산=강민한 기자 kmh010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