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출 경향 변화… 철새 이동경로 달라졌나

AI 검출 경향 변화… 철새 이동경로 달라졌나

바이러스 최초 검출지 중부서 남부로, 검출건수는 줄고 시기는 늦춰져

기사승인 2018-01-07 13:49:08

야생조류 인플루엔자(이하 AI) 바이러스 검출 경향이 예년과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AI 바이러스가 남부 순천과 제주 지역에서 먼저 검출되고 한 달 후 천안과 용인 등 중부지역에서 검출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AI는 겨울 철새가 남하하는 경로에 따라 중부에서 먼저 검출되지만 올해는 남부에서 먼저 발견된 것.

구체적으로 환경과학원 연구진이 2017년 10월부터 12월까지 야생조류의 분변과 사체 등의 시료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를 검출한 결과, 지금까지 8건이 확인됐으며 11월 13일 순천과 제주 등지에서 처음 검출되기 시작해 12월 13일부터 용인, 천안, 안성에서 검출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올겨울 고병원성 AI가 남부지역에서 처음 검출된 것은 고방오리, 머리오리 등의 장거리 이동 철새들이 북극해로부터 홍콩, 중국 남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남해안, 제주도 등 남부 지역을 경유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이 2017년 10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200곳의 철새 종수 및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2017년 10월에는 전년 같은 달의 186종 50만여 마리에 비해 줄어든 176종 38만여 마리가 국내를 찾았다.

2017년 11월과 12월에도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95종 90만여 마리에서 159종 60만여 마리, 195종 119만여 마리에서 189종 108만여 마리로 모두 줄어든 것으로 확인했다.

이와 관련 정원화 생물안전연구팀장은 “검출경향이 예년과 달라 철새 이동경로 등을 면밀히 추적해 분석하고 있다”며 “철새가 북상하기 시작하는 2월부터는 저수지, 습지 등 철새 서식지 주변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예찰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검출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2016년 10월 이후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되다 12월 중순부터 새로운 유전자형인 H6N8형이 검출됐던 것과 달리 11월부터 유전자형은 같지만 유전적 계통이 다른 2종의 H5N6형 AI 바이러스가 동시에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겨울철새 유입이 2016년에 비해 다소 늦어짐에 따라 바이러스 검출건수도 2016년 같은 기간 검출된 37건의 22% 수준에 불과하며, 처음 검출된 시기도 16일가량 늦어졌다고 분석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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