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구석기 다이어트’가 미국에서 큰 화제였습니다. 구석기 시대의 식습관을 차용하는 다이어트 방법이에요. 구석기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은 유제품과 가공식품, 곡물에 있는 녹말 대신 구석기인들처럼 육류와 채식, 과일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했죠. 그래야 질병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고 암도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였어요. 메간 폭스, 케이트 허드슨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자신의 건강 비결로 구석기 다이어트를 내세우기도 했을 정도로 크게 유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과학 잡지 ‘파퓰러사이언스’에 의하면 2016년 남아프리카에서 의미심장한 화석 하나가 발견됐습니다. 약 170만 년 전 보행인간의 뼈로 추정되는 화석 표면에서 암 덩어리가 발견된 것이죠. 구석기 식단이 건강에 좋으며,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증거였습니다.
‘섹스, 다이어트 그리고 아파트 원시인’의 저자 마를린 주크는 구석기 시대에 대한 추종을 진화에 대한 착각이 만들어낸 실수라고 말합니다. 우리 유전자는 현재의 삶에 맞게 가장 최적화되어 있다는 얘기에요. 허황된 이론이 아닌 과학적 근거에 의한 정확한 진화생물학 이야기를 읽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