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지으면 감옥에 갑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이를 알면서도 죄를 짓죠. 감옥이라는 곳은 대중들에게 지극히 피상적이고 실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JTBC ‘착하게 살자’는 7명의 연예인이 죄를 지었다는 가정 하에 체포된 후, 그 죄를 심판받고 처벌받는 과정을 심도 있게 보여줍니다.
죄를 짓지 않고 사는 일반 대중들이 발을 디뎌보기 힘든 교도소. 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매체에서 다양하게 다뤄졌으나 매체 속의 교도소는 실제 교도소와 다른 점이 많습니다. ‘착하게 살자’는 매체와 실제가 어떻게 다른지 상세하게 짚어주고, 죄를 처벌받는 공간에 대해 재인식시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출발합니다.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된 만큼 법무부를 비롯, 전·현직 경찰과 법조인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던 것은 물론이죠.
출연자들은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부터 시작해 체포되는 과정, 체포된 후에 경찰·검찰의 조사, 재판, 처벌받는 과정까지 전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합니다. ‘죄인은 벌을 받는다’는 단순한 문장을 떠나 어떤 시선을 받는지, 어떤 불이익을 당하는지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출연자들이 실제 범죄자가 아닌 만큼 우려도 큽니다. 대중들이 연예인들을 통해 사법 기관을 접하는 만큼, 자칫하면 범죄에 관해 더 가볍게 생각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죠. 이에 더해 ‘착하게 살자’는 당초 프로그램 론칭 보도 당시 범죄자를 미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처벌받는 출연자들이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보여주겠다고는 하나, 결국은 예능 프로그램인 만큼 죄책감 자체가 경박하게 다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18일 오후 서울 상암산로 JTBC사옥 JTBC 홀에서 열린 ‘착하게 살자’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제영재 PD는 “많은 분들이 범죄를 미화하지 않을까 하고 많이들 걱정하신다”며 “미화하거나 희화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일반적인 예능 프로그램처럼 깔깔 웃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제 PD는 “물론 상황이 자아내는 아이러니함에서 나오는 웃음은 있지만 실제 교정 프로그램을 따라가도록 제작됐기 때문에 많은 웃음은 없다”고 강조했죠.
자리에 함께한 유병재 또한 “저도 희화화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두 가지 정도 스스로에 대한 룰을 정해놓고 촬영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유병재가 정한 첫 번째 법칙은 ‘웃기려고 하지 말자’. 유병재는 “예능 프로그램이라지만 코미디나 쇼가 돼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 정했다”며 “두 번째는 남에 대한 가치판단인데, 안에서 처벌을 받고 있는 누군가와 얘기를 나눠봤을 때 내게 잘해준다고 해서 ‘죄를 지었지만 좋은 분이네’ 라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최대한 담담히 임했다”고 전했습니다.
공동연출을 맡은 김민종 PD는 “여기 출연해주신 연예인 분들이 실제로 죄를 짓지는 않았다”며 “죄를 지은 죄인들이 재판을 받고, 그 죄인들 위에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줌으로서 시청자들이 스스로 ‘왜 착하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교도소 안에서 죄인을 대하는 교정굥무원들의 노고를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시청자들은 착하게 살아야 할 이유를 교도소 안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착하게 살자’는 오는 19일 오후 9시 첫 방송됩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