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진에어 그린윙스와 SK텔레콤 T1 간의 혈투를 끝으로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시즌 1주 차 경기가 모두 마무리됐다. 한 주간 치러진 20세트의 평균 게임 시간은 42분49초에 달한다. 가장 짧은 게임은 27분26초(진에어 대 KSV e스포츠전 2세트), 가장 긴 게임은 94분40초(진에어 대 SK텔레콤 T1전 3세트)였다.
총 51개의 챔피언이 등장한 가운데 밴픽률 100%를 달성한 챔피언은 이즈리얼(3픽·17밴)과 세주아니(4픽·16밴) 그리고 코그모(5픽·15밴)였다. 이중 코그모는 80%의 높은 승률을 기록한 반면, 이즈리얼(67%)과 세주아니(50%)는 기대에 못 미치는 승률을 보였다.
▶ 탑라인: 갱플랭크·나르·오른 3자 구도…갱플랭크 95% 밴픽률 기록
탑에서는 갱플랭크(9픽·10밴)와 나르(11픽·5밴), 오른(9픽·3밴)의 강세가 뚜렷했다. 이 외 챔피언들은 3회 이하로 사용됐다. 갱플랭크는 95%의 높은 밴픽률을 남겼으며, 나르는 80%, 오른은 60%를 기록했다.
올 시즌 신규 룬 패치의 ‘낙수효과’를 크게 본 갱플랭크는 밴픽 1단계 과정에서 가져가는 경향이 뚜렷했다. 1픽으로 2차례, 2픽과 3픽으로 1차례씩 선택됐으며, 4픽으로도 2차례 활용됐다. 9픽과 10픽으로는 각각 2차례, 1차례씩 등장했다.
90%의 높은 승률(10승1패)을 기록 중인 나르는 갱플랭크가 금지된 상황에서 선픽 카드로 주로 쓰였다. 오른 상대로 5승1패의 성적을 기록 중인 나르는 유행을 타지 않고, 어느 메타에서나 무난하게 뽑을 수 있는 챔피언이라는 평가다.
▶ 정글러: 여전한 세주아니·자르반 4세 인기…세주아니는 ‘필밴 카드’
정글 지역에서는 세주아니와 자르반 4세가 전성기를 이어갔다. 세주아니는 100%(4픽·16밴), 자르반 4세는 75%(12픽·3밴)의 밴픽률을 기록했으며, 카직스가 65%(7픽·6밴)로 그 뒤를 이었다.
정글러 포지션은 메타 고착화가 뚜렷하다. 두 챔피언은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도 가장 많이 쓰였던 정글러다. 벽을 넘을 수 있어 활동반경이 넓다는 점과 공·수 밸런스가 뛰어나다는 점 그리고 강제 교전 유도가 가능하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1티어 카드인 세주아니가 ‘필밴 카드’로 급부상하면서 자르반 4세가 12차례 등장했다. 이어서 카직스가 7차례, 자크가 6차례 활약했다. 쉬바나도 3번 선택됐다. 니달리는 3차례 등장했으나 모두 패했으며, 반면 렝가는 2차례 출전해 전부 이겼다. 아이번과 잭스도 1차례씩 나와 승점을 누적했지만 리 신은 패배를 기록했다.
▶ 미드라인: 역시나 아지르·라이즈·말자하 강세 뚜렷
미드라인에서는 아지르·라이즈·말자하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 현역 선수는 아지르를 현 메타 최고의 챔피언으로 평가함과 동시에 라이즈를 강력한 카운터 픽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아지르는 10픽·9밴으로 95%의 높은 밴픽률을, 라이즈는 11픽·7밴으로 90%의 밴픽률을 자랑했다. 말자하는 밴픽률이 65%에 불과했으나, 10번 픽되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승률도 80%로 아지르(60%)와 라이즈(36%)를 훨씬 웃돌았다.
두 챔피언은 지난해 말 열린 케스파컵부터 애용됐다. 5세트까지 접전이 펼쳐졌던 대회 결승에서는 4번의 맞대결이 성사되기도 했다. 나머지 1번은 아지르가 밴돼 라이즈 대 말자하 구도가 형성됐다.
3개 챔피언을 제외하고는 모두 2번 이하의 픽 횟수를 기록했다. 다만 조이가 1픽·9밴으로 50%의 밴픽률을 기록했다. 베이가와 오리아나는 2전 전패를 거뒀다. 아우렐리온 솔은 1전1승, 카시오페아. 카르마, 카사딘은 1전1패의 성적표를 받았다.
▶ 원거리 딜러: 코그모·이즈리얼, 밴픽률 100%… 칼리스타도 95%
원거리 딜러는 코그모·이즈리얼·칼리스타가 고정밴에 가까운 상황이다. 코그모(5픽·15밴)와 이즈리얼(3픽17밴)은 100%의 밴픽률을 달성했고, 칼리스타(1픽·18밴)도 95%를 기록했다. 이들의 대안으로는 바루스와 트리스타나가 주목 받고 있다. 바루스는 8픽·4밴, 트리스타는 7픽·2밴으로 지난주 원거리 딜러 챔피언 중 가장 많이 등장했다.
올 시즌 경기가 장기화되면서 후반 캐리형 원거리 딜러의 장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수성에 능한 시비르와 케이틀린이 각각 5번씩 픽됐다. 시비르는 60%, 케이틀린은 40%의 승률을 기록했다. 자야는 3번 나와 1번 이겼고, 베인은 2차례 등장해 모두 패했다. 트위치도 1번 선택돼 패했다.
이처럼 후반에 강한 원거리 딜러들이 득세하는 이유는 아이템 타곤산의 보호와 룬 과다치유 간 궁합이 좋기 때문이다. 빠르게 체력을 회복할 수 있어 라인 유지력이 높아지고, 큰 어려움 없이 초반 라인전 단계를 넘길 수 있다. 또한 이즈리얼은 여전히 도벽의 혜택을 보고 있다.
▶ 서포터: 탐 켄치·브라움 등 탱커 챔피언이 주류…쓰레쉬 전패
서포터 포지션에서는 탱커 챔피언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탐 켄치(12픽·7밴)와 브라움(8픽·10밴)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 갱킹 호응 능력이 뛰어나고, 탑라이너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쉔(3픽·11밴) 역시 여러 차례 견제됐다.
교전 상황에서 크게 활약할 수 있는 알리스타(3픽·4밴), 타릭(6픽·1밴) 등도 1주 차에 얼굴을 비췄다. 잔나가 2픽·4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쓰레쉬는 3차례 등장했으나 전패했고, 오른, 질리언, 라칸은 1번씩 나왔으나 모두 패했다.
‘향로 메타’가 마무리된 지난해 11월 이후 탑과 바텀에서는 전반적으로 메타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탑은 탱커 챔피언 위주에서 딜러 및 밸런스 형 챔피언이 떠오른다. 서포터 포지션에서는 잔나를 제외한 지원가 챔피언이 종적을 감추고 다시금 탱커 챔피언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글러와 미드라인, 원거리 딜러 포지션에서는 여전히 ‘고인물’ 챔피언이 애용되고 있다. KSV 정글러 ‘앰비션’ 강찬용은 지난해 11월 케스파컵 4강전 후 인터뷰 석상에서 “아직까지는 세주아니와 자르반 4세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는 “이전 메타에서 많이 연습하고 손에 익어서 잘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지만, 그로부터 2달이 지난 지금도 유행은 여전하다. 비시즌에 룬 업데이트 등 대격변급 패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런 경향은 이례적이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