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테니스 황제의 20번째 대관식을 저지할 수 있을까.
정현(58위)은 24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미국·97위)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가 토마시 베르디흐(체코·20위)와의 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정현과 페더러의 4강 맞대결이 성사됐다.
객관적으로 정현의 승리 확률은 높지 않다. 32강에서 4위 즈바레프를, 16강에서 전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를 연달아 꺾는 등 정현의 기세가 어느 때보다 무섭지만 기량과 경험에서 페더러에 한참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페더러의 이번 호주오픈 기세도 만만치 않다. 4강까지 모든 경기를 무실세트 승리로 장식하며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뽐냈다.
올해 37세인 페더러는 ‘테니스의 황제’라 불린다. 개인전 통산 성적이 1132승 250패, 커리어 타이틀은 총 95회를 획득했다. 그랜드슬램 등 메이저대회에서 총 19번이나 우승을 거뒀다. 우승상금도 한화로 약 1208억원으로 역대 테니스 선수 가운데 1위에 올라있다.
2012년 윔블던 우승 이후 4년 넘게 메이저대회에서 부진, 부상까지 겹치며 은퇴 기로에 몰렸지만 지난해 1월부터 화려하게 부활했다. 1월 열린 호주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3월 BNP 파리바오픈, 4월 마이애미 오픈 등 마스터스급 대회 2개를 제패했다. 이후 윔블던에서 무실세트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그랜드슬램 19번째 승리를 장식했다.
이제 페더러는 자신의 20번째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정현을 꺾으면 왕좌가 코앞이다.
물론 정현에게도 아예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호주오픈은 유독 이변이 잦았다. 자신의 장기인 코트 커버력과 스트로크 플레이를 살린다면 또 한 번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다. 페더러마저 꺾는다면 전 세계 테니스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정현과 페더러의 맞대결은 26일 펼쳐진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