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개막전에서 승격팀 콩두 몬스터에 0대2 충격패를 당한 데 이어 20일 kt 롤스터전, 24일 진에어 그린윙스전도 0대2 완패를 당했다. 이들을 제외한 9팀이 전부 리그 첫 승을 신고한 가운데, 유일하게 1세트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MVP는 리그의 대표적인 사파 팀이다. 라인전 기량 등 부족한 기본기를 높은 교전 집중력과 순발력으로 대체해왔다. 지난해 스프링 시즌에는 뚝심 있는 운영, 재기발랄한 밴픽으로 ‘맥맨’ 돌풍을 일으키며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여름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파와 정파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고, 팀적으로도 성장이 정체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어지는 서머 시즌에 6승12패를 기록, 8위로 추락했다.
부침은 2018년에도 계속되는 듯 보인다. 올 시즌 MVP는 초반부터 와르르 무너지는 게임을 반복 중이다. 부족한 라인전 기량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탑라이너 ‘애드’ 강건모가 방향을 잡지 못해 흔들리고 있다. 강건모는 올 시즌 6경기에서 전부 다른 픽을 골랐다. 정파와 사파를 두루 오갔다. 주류 픽으로 꼽히는 오른, 갱플랭크, 블라디미르, 나르를 1번씩 플레이하고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사이언을 1회 선택했다. 그러나 어떤 챔피언으로도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리그 탑라이너 중 최하위인 평균 1의 킬·데스·어시스트(KDA)를 남겼다.
미드라이너 ‘이안’ 안준형도 맥을 못 추고 있다. 팀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는 안준형은 팀 공격력의 26.4%만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팀 내 3명의 라이너 중 가장 낮은 기여도다. 경기당 기록한 1.8개의 킬은 리그 미드라이너 중 2번째로 낮은 수치다. 그의 뒤에는 1경기 출전한 ‘쿠잔’ 이성혁 뿐이다. 이밖에 원거리 딜러 ‘파일럿’ 나우형과 ‘마하’ 오현식도 각자가 가진 특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대회 일정까지 험난하다. 이들은 오는 28일부터 킹존 드래곤 엑스, KSV e스포츠, SK텔레콤 T1과 삼연전을 치른다. 그 다음 상대는 아프리카 프릭스와 bbq 올리버스다. 부진의 터널은 이제 막 도입부를 통과한 것일 수도 있다.
안준형은 팀의 부진이 심화되던 지난해 서머 시즌 당시 인터뷰 석상에서 “SK텔레콤 T1이나 kt 롤스터 등 강팀의 운영법을 따라 하려고 했던 것이 실패 원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이제는 우리만의 색깔을 찾고, 우리만의 스타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때 MVP는 14세트 연속 패배를 기록 중이었다.
해가 바뀌었음에도 MVP는 여전히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지 못한 듯 보인다. MVP는 리그에서 가장 끈끈한 조직력을 갖췄다. 3년 연속 같은 주전 라인업을 가동 중인 유일한 팀이다. 때문에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현재 팀 상황은 더욱 아쉽다. MVP는 어떤 팀인가? 서둘러 답을 찾지 못한다면 2018시즌은 최악의 한 해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