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의 사저 인근에서는 ‘이명박 구속’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몰려 소란이 일었다.
이날 오전 9시14분 이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이 탑승한 검은색 세단이 사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총 4대가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두 번째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사저를 출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민중민주당 소속 한 당원은 “이명박을 구속하고 비리재산 환수하자” “이명박이 가져간 국민혈세 23조원을 돌려받자”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에 총 5개 중대, 400여명을 배치했다. 경찰은 이 전 대통령의 사저 앞 골목으로 들어가려는 민간인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또 사저를 둘러싸고 있는 5m 높이의 담벼락 주변에는 진압방패를 든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이 전 대통령 사저 앞을 지나가던 주민 김모(76)씨는 “사람이 높은 지위에 올라가면 베풀기도 해야 한다”며 “이 전 대통령은 혼자 다 차지하려고 하니까 이 사단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사저 인근에서 10년 동안 마트를 운영해온 박모(65)씨는 “대한민국의 불행”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잘못한 만큼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역대 5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그는 뇌물수수, 직권남용, 횡령·배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20여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구속 기소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의 ‘주범’으로 명시했다.
심유철, 김도현 기자 tladbcj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