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합당한 처벌’과 ‘지나친 처사’로 나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오는 6일 오후 2시10분 뇌물수수 등 20개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지난 2월27일 결심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법원이 사상 첫 선고공판 생중계를 허용하면서 전 국민이 재판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다만 재판의 피고인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16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 반발했다. 이후 변호인단 총사퇴와 함께 재판 출석을 거부해왔다.

5일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를 앞두고 국민은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김정민(37)씨는 “잘못한 만큼 처벌 받는 것은 마땅하다”면서도 “대한민국 대통령의 최후가 좋지 못해 마음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시청 앞을 지나던 박현정(41)씨는 “결과에 큰 관심은 없지만, 우리나라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13년 동안 택시 운전을 한 김세현(46)씨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정확히 죄를 지은 만큼만 처벌 받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촛불집회가 열렸던 광화문 광장은 고요했다. 비까지 내리며 분위기는 무거웠다. 광장에서 만난 김용환(28)씨는 “(박 전 대통령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 전까지 촛불이 남긴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법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선고공판이 열릴 서울지방법원 앞에 모여 ‘무죄석방’을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을 위한 범종교 기도회’에 참석한 김철민(58)씨는 “박 전 대통령의 무죄 석방을 위한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면 “현 정권은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보복정치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통령 탄핵무효 운동이 열렸던 서울역은 조용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장해상(65)씨는 “아무리 미워도 우리 대통령”이라면서 “30년을 감옥에서 지내라는 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국정농단의 공범인 최순실씨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역 앞을 지나가던 이석우(71)씨는 “박 전 대통령은 이용당한 죄밖에 없다”며 “최씨에게 벌을 줘야 한다. 대통령은 큰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 2월13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추징금 72억9427만원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최씨의 혐의 중 삼성의 영재센터 및 미르·K스포츠재단 후원 부분을 제외한 11개 혐의를 유죄 또는 일부유죄로 인정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