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에게 뒷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롯데건설 현장 팀장이 고발됐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상적인 하도급 현장 실태를 규탄했다.
경남본부는 9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롯데건설의 비리를 고발한다”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경남본부는 “제보자 A씨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재개발 공사 현장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롯데건설 박모 팀장 요구로 300만원을 통장으로 입금하고, 그 팀장이 마신 술값 270만원을 입금했다”고 주장했다.
이 재개발공사는 회원지구주택재개발조합이 발주해 도급액은 1842억원으로, 롯데건설이 맡고 있다.
경남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A씨의 통장 입금 내역서를 공개했다.
민노총 건설지부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서 원청업체의 현장소장은 말 그대로 갑(甲)”이라며 “이 사안도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갑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빼도 박도 못하는 확실한 것만 이 정도로, 실제 A씨가 박 팀장에게 건네준 돈은 이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경남본부는 이런 비정상적인 하도급 행태가 다른 노동자들이나 공사 현장에서도 만연한 것으로 보고 이 내용을 토대로 검찰에 고발했다.
건설지부 관계자는 “박 팀장이 기자회견 전 노조 사무실을 찾아와 기자회견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이 자리에서 박 팀장은 270만원의 술값이 나온 그 때 공무원들과 술을 같이 마셨다고 이야기했다. 이 발언을 녹취도 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민주노총이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직전 무릎을 꿇고 기자회견 취소를 촉구하기도 했다.
경남본부는 “건설 현장에 널리 퍼져 있는 하도급 비리 척결을 위해 업무상배임 혐의 등으로 박 팀장을 검찰에 고발한다”면서 “롯데건설의 하도급 비리가 척결되는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검경은 빠른 수사를, 경남도와 창원시는 불공정 하도급 행위의 지도단속과 실태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박 팀장은 “270만원 말고도 300만원도 사실 술값이었다. 공사 투입 조건으로 요구한 뒷돈은 아니었다”면서 “A씨가 있지도 않았던 술자리의 술값을 대신 내달라고 요구한 것은 제 개인적인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보다 많은 금액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당시 술을 누구와 먹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