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이용규에 내려진 ‘엄중 경고’… 애매한 st존은 누가 책임지나

[옐로카드] 이용규에 내려진 ‘엄중 경고’… 애매한 st존은 누가 책임지나

이용규에 내려진 ‘엄중 경고’… 애매한 st존은 누가 책임지나

기사승인 2018-04-17 11:44:56

KBO가 ‘엄중 경고’라는 표현으로 욕설을 한 의혹을 받는 이용규를 옭죄었다. 추가 징계가 나오진 않았지만 심판 앞에서 욕설을 한 것에 대해 강한 어조의 비판을 한 셈이다.

이용규는 지난 13일(금)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경기에서 1번 타자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상황은 2-3으로 뒤진 7회말 2사 1루에서 발생했다. 투수 한기주와 풀카운트 승부 중 몸 쪽 깊숙한 코스로 들어온 공을 피했는데, 황인태 구심이 스트라이크 아웃을 선언했다.

곧장 이용규는 발을 구르며 불만을 표시했다. 중계 카메라에 이용규 얼굴이 담기진 않았지만 대화를 나누던 황 구심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상기됐다. 표정이 일그러진 황 구심은 “욕 했나?”라는 말을 반복하다가 이내 이용규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한용덕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강력하게 어필했지만 황 구심은 “욕을 했다”며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KBO는 욕설로 퇴장 당한 한화 이용규에게 리그 규정 벌칙내규 3항에 의거해 “엄중한 경고를 한다”고 했다. KBO는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할 경우 리그규정 벌칙내규에 의거해 더욱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규칙한 스트라이크존에 의해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해 팬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선수가 욕설을 한 건 잘못이지만, 당초 타자 불만을 가중시키는 애매한 스트라이크 판정이 분노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의 고의적 포구 회피 논란도 스트라이크존 불만에서 비롯됐다. 지난 10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판정에 내내 불만을 드러내던 양의지는 곽빈이 연습 투구를 하는 상황에서 낮게 날아온 공을 돌연 피했다. 뒤에 있던 정종수 구심이 재빨리 피하지 않았으면 다리 쪽에 볼을 맞을 뻔했다. 이후 양의지는 경위서를 작성하고 벌금 300만원, 80시간 유소년 봉사 징계를 받았다. 지난 3일 잠실에서는 두산 주장 오재원이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 명령을 당했다. 욕설을 하지 않았지만 불필요하게 판정 항의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선수들의 보복성 행동에 KBO가 민감한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스포츠에서 보복행동은 엄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팬들의 날카로운 비판은 KBO쪽으로도 향해있다. 당초 일관성 없는 스트라이크존 판정이 사태의 원흉으로 지적되기 때문이다.

한 팬은 이용규의 욕설 논란에 대해 “참다 참다 나온 이용규의 분노”라고 표현했다. 다른 팬은 “비디오로 보면 명백한 볼인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타석을 떠나야 했던 수많은 선수가 있다. 정확한 판정을 하라고 심판이 있는 거다. 오심은 직무유기인데 징계는 누가 내리나”라고 비난했다.

KBO는 타고투저 현상을 해소한다는 이유로 이전부터 스트라이크존을 넓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뚜렷한 효과 없이 일관되지 못한 스트라이크존 논란만 가중하고 있는 실태다. KBO 관계자는 “자체적인 심판 평가 시스템을 통해 더 공정한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선수-심판이 소통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서로 간에 오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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