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특집] “너구리맨? 그루트?” ‘알못’이 물었다

[어벤져스 특집] “너구리맨? 그루트?” ‘알못’이 물었다

“너구리맨? 그루트?” ‘알못’이 물었다

기사승인 2018-04-28 07:00:00

<경고 : 아래 기사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은 영화 감상 후 기사를 읽기 바랍니다.>

“아스가르드·건틀렛·라그나로크…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디야”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감독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개봉을 앞두고 기획 회의를 하며 이어지는 단어들은 주문에 가까웠다. 내 눈동자의 지진을 감지한 영화 담당 선배가 물었다. “너 ‘어벤져스’ 안 봤니?” 나는 문화인이 아니라는 수치심에 조그맣게 속삭였다. “‘스파이더 맨’은 봤어요. 아이언 맨도 알아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가 개봉한다는 소식에 “이번엔 반드시”라며 ‘어벤져스’ 시리즈 다시보기를 계획했던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계획을 실천에 옮긴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핑계를 대자면 봐야할 작품이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봉하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는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이다. 간단히 계산해 앞 선 시리즈 두 편만 복습하면 이번 편을 보는데 큰 문제가 없을 듯 보이지만, ‘어벤져스’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영화가 아니다. ‘어벤져스’ 시리즈 외에도 세계관을 공유하는 마블스튜디오 작품은 여럿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모든 작품을 섭렵하지 못했다고 해도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어벤져스’는 상업·오락 영화이기 때문에 앞선 작품을 다 알지 못하더라도 기본적인 이해에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어벤져스’를 잘 아는 관객과 잘 알지 못하는 관객이 느끼는 재미의 깊이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준비했다. ‘어벤져스’ 시리즈에 대해 스파이더 맨과 아이언 맨밖에 모르던 ‘알못’이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를 보고 궁금한 점을 ‘잘알’ 선배들에게 물었다. “그래서 비전은 인간인가요 로봇인가요?


Q1.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라고 모두 같은 편, 잘 해보자 으쌰으쌰는 아닌 것 같다. 관계가 특별히 안 좋은 히어로가 있는 건가.

A.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 맨의 대립이 결정적이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잘 안 맞았다. 그래도 티격태격하며 정을 쌓아가던 두 사람이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격돌했다. UN에서 어벤져스를 통제하는 것에 대해 그 둘의 의견이 엇갈린 것. 결국 캡틴 아메리카와 그의 의견에 동조하는 호크아이, 팔콘이 어벤져스를 나갔다. 이후 펼쳐진 대규모 집단 전투에서 완다 막시모프와 앤트맨이 합류했고, 아이언 맨 편에 서서 싸우던 블랙 위도우 역시 마지막에 마음을 바꿔 캡틴 아메리카를 돕는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와 블랙 위도우, 팔콘, 완다가 2년 만에 나타나게 된 배경이다. 마지막 일대일 결투를 치르며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 아이언 맨과 캡틴 아메리카는 여전히 마주치지 않고 있다. (이준범 기자)

 

Q2. 아이언 맨은 히어로 토르는 신, 어쨌거나 비범한 존재라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 너구리와 나무는 어떤 존재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너구리맨? 나무의 신? 같은 건가.

A. 로켓은 너구리맨도, 너구리도 아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선 로켓을 “하등동물의 유전자 변형 실험을 통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하는 대사가 등장한다. 너무 가슴 아픈 스토리 때문인지 그 이후로 로켓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는다. 변형된 유전자 덕분에 기계를 잘 다루고 똑똑하다는 설정이다. 너구리와 종도 발 생김새도 다른 라쿤을 모델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정작 본인은 라쿤이라고 불리는 것도 싫어하다가 나중엔 받아들인다.

그루트도 나무의 신이 아니다. 플로라 콜로서스라는 우주적으로 희귀한 종족으로 알려져 있다. 로켓과 굉장히 친하며 첫 등장부터 지금까지 항상 함께 다닌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1대 그루트가 죽은 후 아기 그루트가 태어나 자라고 있는 중. “나는 그루트다”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른다. 하지만 미묘한 억양 조절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루트와 오랜 기간 함께 지낸 로켓과 스타로드는 그루트의 말을 알아듣는다. (이준범 기자)

 

Q3. 스타로드와 토르가 가족사 배틀을 할 때 극장 안 모두가 웃는데 나만 못 웃었다. 그게 왜 웃긴 장면인가.

A. 서로 자학하며 자존심 대결하는 모습에서 터지는 웃음이다. 외계인인 토르와 외계인-지구인 혼혈인 스타로드가 만나 자존심 대결을, 그것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복잡한 가정사로 맞서게 될 줄 몰랐다는 점이 포인트. 두 사람 모두 지난해 개봉된 단독 시리즈에서 개인의 가정사를 주된 스토리 토대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준범 기자)

 

Q4. 장유유서를 강조하는 문화권에서 자랐기 때문일까, 뭐든 순위부터 정하는 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유치하기 때문일까… 끝도 없이 나오는 히어로들 중 대장은 누구인지 궁금하다. 사실 그들 중에 가장 센 존재가 궁금하다.

A. 솔직하고 짧게 답하자면 ‘모른다’다. ‘어벤져스’는 대부분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학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언맨 1’의 아이언맨은 아마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캡틴 아메리카에게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쪽이 훨씬 고도의 과학 기술력으로 싸우고 있으므로.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히어로들은 강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그런 히어로들이 가장 원시적인 싸움방식인 주먹질을 하고 있다는 게 우스운 부분이긴 하지만.

결국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히어로들의 정서다. 파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아이언 맨은 결혼도 싫어했고 아이도 가지고 싶지 않아 했지만, 스파이더 맨을 만나며 자신이 누군가에게 의지가 되는 사람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다. 그러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자신의 애인인 페퍼에게 임신 이야기를 했겠지. 후반부에 스파이더 맨이 사망한 것처럼 보였을 때, 아이언 맨은 그야말로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스파이더 맨이 아이언 맨보다 더 강력한지야 미지수지만, 아이언 맨에게 정서적으로 큰 타격을 줄 수는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

토르와 로키, 캡틴 아메리카와 버키 반즈…. 그런 관계들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성하는 중심축이다. 그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논해보자면 주로 아이언 맨과 캡틴 아메리카다. 이 역시 그들이 가진 정서적 측면이 크다. (이은지 기자)

 

Q5. 기개 넘치던 닥터 스트레인지는 왜 맥없이 타노스에게 타임스톤을 넘겨 준 것인가. 그냥 싸우다가 포기한 건가, 아니면 ‘알못’이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건가.

A. 이건 박지훈 번역가의 오역 논란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1400만개에 달하는 미래를 봤다. 그 중 승리하는 엔딩은 단 하나라고 작중에서도 말했다. 타임 스톤을 넘기고 사망하며 닥터 스트레인지가 한 대사는 ‘It’s end of the game’. 박지훈 번역가의 번역대로 “이젠 끝이야”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상황과 장르 문법상 “이게 (승리로 향하는)마지막 단계야”라고 해석하는 쪽이 적확하다. 기개 넘치게 타임스톤을 넘겨줬지만 한국 관객들이 보기에는 맥 없어 보였다는 것이 맞겠지. (이은지 기자)

 

Q6. 불쌍한 비전은 로봇인가? 인간인가? 신인가?

A. 비전은 비전이다. 유일무이한 존재이기 때문에 신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비전의 탄생과 정체성을 설명해주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감상하면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면 고도화된 AI와 인간의 중간 단계로 보면 된다. 아이언 맨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자비스를 마인드 스톤을 이용해 비브라늄 육체에 집어넣은 결과물이다. (이준범 기자)

 

Q7. 길고 긴 엔딩 크레딧을 견딘 후 본 쿠키 영상의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다음 편에 대한 결정적 단서라고 하던데 화면 마지막에 등장한 로고는 무엇을 뜻하는가.

A. 마블 세계에 등장할 새로운 히어로, 캡틴 마블이다. 현재 할리우드 배우 브리 라슨이 배역으로 결정돼 촬영 중이다. 영화 ‘캡틴 마블’이 2019년 개봉하고, 곧이어 ‘어벤져스 4’가 개봉한다. 다만 영화 ‘캡틴 마블’이 다루는 시기는 1990년대 캡틴 마블의 탄생기라고 하니 ‘어벤져스’와 딱히 이어지거나 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이은지 기자)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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