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장소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싱가포르와 몽골이 유력한 가운데, 러시아가 급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보지가 2곳으로 압축됐다고 언급했다. 전날 5곳의 후보지를 거론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장소 선정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미국 언론들은 당초 회담 후보지로 거론돼 온 스위스 제네바, 스웨덴 스톡홀름, 싱가포르, 몽골, 괌 등 5곳 가운데 싱가포르를 가장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미국이 싱가포르를 가장 선호한다는 것이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정상회담 논의에 정통한 인사가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싱가포르를 선호하고 있다”며 “중국과 한반도는 중립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1993년 4월 왕다오한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 회장과 구전푸 대만 해협교류기금회 이사장간의 양안 첫 공식회담이 열린 장소다. 지난 2015년 11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전 대만 총통간 양안 분단 66년만의 정상회담이 개최되기도 했다. 중립적 중재회담을 치른 경험이 적지 않은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북한은 4700km에 달하는 비행 거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의 노후화를 근거로 들었다.
몽골 역시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로 전망된다. 미국 CBS방송은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싱가포르와 몽골이 북미 정상회담의 최종 후보지로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외신들은 몽골 정부가 북미정상회담 개최지 제공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몽골은 동북아 안보를 주제로 한 ‘울란바토르 안보대화’를 개최하며 북핵 문제에 관심을 표명해왔다.
북한은 몽골 개최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몽골이 북한의 우방이라는 점, 경호가 취약하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이에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가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평양에서 가깝고, 북한 문제에서 소외된 러시아를 달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 미국은 최종 조율을 끝내고, 빠른 시일 내에 회담 장소와 날짜를 발표할 방침이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