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가 계속되면서 4월 임시국회는 단 한 차례의 본회의도 열지 못했다. 여야는 각각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과 ‘드루킹 특별검사(특검)’ 등을 내세우고 있어, 국회정상화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30일 오전 정례회동을 열고, 다음달 1일까지 예정된 4월 임시국회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정 의장은 “5월 국회도 4월 국회와 다르지 않다면 국민이 국회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다음달 1일에도 비공개 만찬을 통해 의견 조율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여야의 대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자유한국당(한국당)은 지난 27일 드루킹 특검을 재차 촉구하며, 5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다. 앞서 야권은 댓글조작 사건 주범인 김모씨(필명 드루킹)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의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을 요청한 상태다. 반면 민주당은 특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5월 임시국회 역시 공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도 국회정상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남북 정상은 27일 한반도 비핵화, 양국 경제협력 추진 등을 명문화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남북은 지난 2000년에 6·15선언을, 지난 2007년에 10·4선언을 발표했다. 당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나온 선언문은 보수 진영의 반대로 국회 비준 동의를 받지 못했다.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합의문 이행이 중단됐다. 민주당은 과거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제1야당인 한국당이 반발하면서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번 정상회담을 ‘위장 평화쇼’라고 비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비준을 받겠다는 문재인 정권이 정상회담 만찬장에 여당 관계자만 불러, 잔치를 하고 김정은에게 아양을 떨었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야 모두 5월 임시국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두 달도 남지 않은 6·13 지방선거도 여야에게는 부담이다. 이에 따라 대치 정국이 끝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일고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