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폐지 운동이 벌어졌다. 이유는 칼럼니스트 은하선씨의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는 것. 총여학생회는 해당 운동에 관해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격)를 넘어 인권 운동 전반에 대한 백래시”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24일 서울 연세대 위당관에서 총여학생회와 제 2회 인권축제 기획단 주관으로 은하선의 ‘대학 내 인권활동과 백래시’ 강연이 열렸다. 이에 관해 강연 하루 전인 23일 SNS ‘연세대 대나무숲’ 채널에서는 ‘은하선씨의 초청 강연을 반대하는 연세대학교 남녀 학우 일동’이 “은씨의 초청 강연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과거 은씨가 방송 프로그램 등지에서 이들은 과거 은씨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자들은 강간을 가르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으며, 십자가 예수 형상의 자위기구(딜도)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기 때문. 해당 학우들은 “은씨는 종교를 모독하고 왜곡된 성의식을 드러냈다”며 강연 직전 학내에 “불법과 부도덕의 남성혐오 신성모독자 은하선 작가의 강연을 반대합니다”는 전단지를 배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총여학생회는 24일 강연을 예정대로 개최했다. 강의실 밖에서는 40여명의 학생들이 반대 시위를 했다. 이후 일부 학생들은 “총여학생회의 독단적인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총여학생회의 재개편은 필수적”이라는 대자보를 내는가 하면, 총여학생회 폐지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관련해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인권축제에서는 인권 활동들에 불거진 백래시와 이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당해왔던 개인과 단체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기 때문에 은하선 작가가 적합한 인사라고 판단했다”며 “다양성이 담보된 채 다양한 담론들이 오갈 수 있어야 하는 대학이라는 공간 내에서 충분히 논의해볼 수 있는 사실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은씨는 이날 자신의 SNS에 “연세대 총여학생회 폐지 운동은 성적 질서의 교란에 대한 일부 기독교인들의 공포와 흔들리는 가부장제로 인한 남성 권력의 무너짐에 대한 안티페미니스트들의 공포가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라며 “그야말로 제대로 된 페미니즘 백래시를 보여주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