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e스포츠 최강으로 군림해온 ‘종주국’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 랭킹 1위 프로게임단 킹존 드래곤X는 지난 2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제니트 라 빌레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에서 중국 로열 네버 기브업에 1-3으로 패했다. 매해 5월 개최되는 MSI는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큰 국제 대회다.
한국은 지난 2015년 SK텔레콤 T1이 같은 대회 결승에서 중국 에드워드 게이밍에 패한 이후 약 3년 만에 국제 대회 우승을 놓치며 세계 최강 타이틀을 반납하게 됐다.
그간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5년 10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제패를 시작으로 2016년, 2017년 열린 모든 메이저 국제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중순부터 타 지역의 추격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7월 대만에서 펼쳐진 이벤트 대회 ‘리프트 라이벌스’, 12월 미국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중국에 연달아 패해 체면을 구겼다.
탄탄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우수한 한국 선수·코치를 자국 리그로 영입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힘써왔다. 지난해 10월 자국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두 팀을 4강에 진출시키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하광석 리그 오브 레전드 해설위원은 “중국이 한국을 완전히 추월한 것은 아니지만, 동등한 수준까지 쫓아온 것은 맞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이 국제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현장 연습, 컨디션 관리 등 외적 인프라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FPS 게임 오버워치에서도 국가 간 상향평준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한국은 2016년과 2017년 오버워치 국제 대회인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러시아, 캐나다 등 강호를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개막한 프로대회 ‘오버워치 리그’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이 예년만 못하다는 평이다. 서울, 런던, 뉴욕 게임단이 전원 한국인으로 선수단을 꾸렸으나 현재 1위 뉴욕을 제외한 나머지 두 팀은 중위권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