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남측 기자단의 질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리 위원장은 1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남측 기자단에게 ‘엄중한 사태는 해결됐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지난달 17일 리 원장이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측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물음이었다.
이에 리 위원장은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질문도 달라져야 하지 않느냐”며 “엄중한 사태가 어디서 조성된 것을 뻔히 알면서 나한테 물어보는가”라고 대답했다. 이어 “기자 선생들이 앞으로도 질문을 많이 할 수 있다”면서 “다만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도 열리고, 판문점 선언도 채택된 상황에서 질문 역시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질문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 뒤 질문한 기자의 소속을 물었다. 기자가 “JTBC”라고 답변하자 리 위원장은 “손석희 선생이랑 잘하는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질문하오”라며 “앞으로 이런 질문은 무례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위급회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리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서 왔는데 어떻게 될 지는 뻔하지 않느냐”며 “아주 잘 될 것이 분명하다. 기자 선생들은 잘 안 되길 바라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에는 “그건 싱가포르에 날아가서 질문하라. 여기는 판문점”이라고 답변했다.
당초 지난달 16일 남북고위급회담이 예정돼있었다. 그러나 ‘맥스선더’(한미연합공중훈련)에 반발한 북측이 회담 일정을 일방 취소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뒤 1일에 재개하게 됐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