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일농구, 오후 3시40분 점프볼…옥류관서 평양냉면 대접도

남북 통일농구, 오후 3시40분 점프볼…옥류관서 평양냉면 대접도

기사승인 2018-07-04 14:38:27

역대 4번째 남북 통일농구가 곧 점프볼을 알리는 휘슬 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남북 통일농구에 나선 한국 남녀 농구 대표선수단은 4일 오후 3시40분 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혼합경기에 나선다. 혼합경기는 남북 선수가 섞여 한 팀을 이루는 방식으로, 여자부 경기를 먼저 치르고 이후 남자부 경기가 이어진다.

15년 만에 재개된 이번 남북 통일농구는 역대 4번째로 치러지는 행사다. 1번째 통일농구는 지난 2000년 열렸다. 1999년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이듬해 9월 현대(남자)와 현대산업개발(여자) 선수들이 평양에서 경기를 펼쳤다. 또 그해 12월에는 북한팀이 서울을 방문해 2번째 행사에 임했다.

2003년 10월에는 이번 행사장소이기도 한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을 기념하는 3번째 통일농구 경기가 평양에서 열렸다. 당시 남북 모두 대표급 선수들이 참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허재, 이상민 등이 기량을 뽐냈다.

방북단은 앞서 지난 3일 오전 10시경 군 수송기 2대에 나눠 타고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 약 1시간 뒤인 11시 10분께 평양 순안공항을 통해 방북했다. 북한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마중을 나와 이들을 맞았고, 공항 귀빈실에서 조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과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감회가 깊다”면서 “선수단, 대표단만 오는 게 아니라 남측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 또 화해협력을 바라는 마음을 같이 저희가 안고 왔기 때문에 그런 것을 우리 평양 주민들, 북측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원길우 부상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직접적 발기와 북남 수뇌분들의 깊은 관심 속에 평양에서 진행되는 북남통일 농구경기에 남측 농구선수단을 이끌고 통일부 조명균 장관이 대표해서 여러 일행분들이 평양에 온 데 대해서 열렬히 축하한다”고 환영했다.

남측 대표단은 방북 첫날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도 참석했다. 만찬은 오후 7시15분께부터 2시간30분가량 이어졌다. 메뉴는 한정식이었으며, 평양냉면도 나왔다. 대표단은 식사 이후 숙소인 고려호텔로 복귀했다.

양국 선수단은 4일 혼합 경기를, 5일 남녀부 친선전을 치른다. 친선전 역시 여자부 경기가 먼저 열린다. WKBL MVP 출신 가드 박혜진은 “승패를 떠나 최대한 좋은 분위기에서 다치지 않고 즐기면서 진짜 하나가 된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미국 출신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라건아)에게도 이번 방북은 특별한 경험이다. 라틀리프는 “색다른 경험이기 때문에 어떤 감정인지도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북측과 경기를 하는 것이다 보니 농구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큰 관심을 두시는 걸 안다. 관심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수 시절 남북 통일농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허재 남자 대표팀 감독은 이번에 공 대신 지휘봉을 잡는다. 허 감독은 “국가대표팀이 이렇게 교류 경기를 하는 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남북 관계가 점차 좋아져서 1년에 한두 번이라도 교류전을 북측이나 남측에서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선수단은 4일과 5일 이틀 동안 뜻깊은 시간을 보낸 뒤 6일 귀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경기장 방문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농구 매니아로 알려져 있다. 그는 4·27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농구부터 남북 체육 교류를 시작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 2013년에는 90년대 NBA 인기스타였던 데니스 로드먼을 북으로 초청해 화제가 됐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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