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독일을 집중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독일은 나토 방위비는 제대로 안 내면서 러시아와는 가스 파이프 사업을 체결해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이 천연가스 수입을 위해 러시아와 체결한 ‘노드 스트림 2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은 러시아에서 아주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포로로 잡혀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독일 국민을 보호하려고 수십억달러를 지출하는데 독일 국민은 러시아를 부자로 만들어주고 있다”며 “독일은 러시아에 완전히 조종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4년 정상회의에서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설정할 것을 약속했다. 현재 이 조항을 따르는 회원국은 미국(3.6%), 영국(2.1%), 에스토니아(2.14%), 그리스(2.2%), 폴란드(2%) 등 5개국에 불과하다. 독일의 경우에는 GDP의 1.2%를 국방에 쓰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지출 수준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에 2% 약속을 지키는 것 뿐 아니라 4%까지 증액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나는 소련이 직접 통치한 동독에서 산 경험이 있다”며 “오늘날 통일 독일에서 자유를 누려 행복하다. 우리는 정책 등 모든 일을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