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측만증은 정면에서 보았을 때 허리가 옆으로 10도 이상 휘는 질환을 말한다. 대부분의 척추측만증은 원인을 알 수 없으며, 이를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여자는 초경을 시작하는 만 11~12세, 남자는 만 12세에 주로 나타나며, 여자아이의 발병률이 남아에 비해 3~5배 높다. 이 또한 원인을 알 수 없다.
서승우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원인 미상이다. 다만 키가 확 크는 급성장기에 주로 나타나면서 관련이 있을 거라 보고 있다”며 “키를 크게 하는 성장호르몬 주사가 측만증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키 성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아이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족력도 연관이 있다. 서승우 교수에 따르면 부모가 척추측만증이 있을 경우 자녀의 발병 위험은 10%, 형제자매는 1~2%, 일란성 쌍둥이는 70% 정도다.
20도 미만으로 척추가 휘어진 경우에는 기능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고, 스트레칭으로도 교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휘어진 정도가 20도 이상이 되면 척추가 더 휠 수 있고, 미용상의 이유 등으로 인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나타날 수 있어 보조기 사용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보조기는 교정 목적이 아닌 척추가 더 휘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측만증이 진행되는 것을 약 80%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척추 휘어짐이 80도 이상이 되면 갈비뼈가 틀어지고, 폐나 위 등 장기를 압박해 호흡이 힘들어지거나 소화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때는 척추를 바르게 교정할 수 있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그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척추측만증의 특징은 성장기가 멈췄을 때 휘어지는 증상도 멈춘다는 것이다”라면서 “문제는 허리가 휜 채로 증상이 멈춘다. 척추가 휘어진 정도가 40도가 넘으면 중력에 의해 성인이 되어서도 허리가 휠 수 있다. 사실 40-50도 정도의 측만증은 기능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수술을 시행할 필요는 없지만, 외관상의 이유로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수술의 기본 원리는 휘어진 나무를 교정하는 방법과 비슷하다. 휘어진 허리에 똑바로 된 직경 7mm 정도의 쇠 막대기를 사용해 휘어진 허리를 반듯한 쇠기둥에 옭아매어 교정을 한다. 최소침습으로 진행돼 회복이 빠르고, 특히 환자 중 여자아이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흉터가 적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서 교수는 “기존에는 등 길이만큼 모두 절개하는 수술을 시행해 부담이 컸다, 지금은 등 윗부분과 아랫부분만 4~5cm 정도 절개해 출혈도 적고, 경우에 따라 무수혈로도 진행한다. 절개 부위가 적어 흉터도 적다”며 “회복 기간도 보통 1주일에서 10일 정도면 되기 때문에 방학 때 주로 많이 한다”고 밝혔다.
척추측만증은 병원에서 X-ray 촬영으로 쉽게 진단이 되기 때문에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어깨높이가 다르거나, 90도로 허리를 숙였을 때 좌우 등높이가 다르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그는 “척추측만증이 주로 생기는 나이의 아이들은 보통 밤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집에 돌아온다. 자세만 나쁜 줄 알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다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검진에도 척추측만증이 포함되면 조기 발견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텐데, 현재 학교 검진에서는 초등학교 1,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만 척추 검사를 한다. 하지만 측만증은 초등학교 5~6년에 주로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꽃이 피는 절기가 있듯 척추측만증도 시기가 있다. 학교에서 시행하는 척추 검진 시기에는 측만증이 생기지 않으니 별도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더불어 보조기는 수술까지 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개인 맞춤형 기기인데 보험이 되지 않는다. 미리 발견해 조절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부모는 아이들의 허리가 더 휘어지지 않게 스트레칭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확실히 허리가 펴지고, 그 상태가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