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에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 측이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이순형)는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배 전 사령관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는 관계로 배 전 사령관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배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은 “댓글을 달았거나 ID를 조회하고 ‘나는 꼼수다’ 녹취를 했다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다투지 않는다”면서도 “배 전 사령관이 구체적으로 지시했는지 여부는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댓글 내용 중에는 기무사에서 당연히 해야 할 내용도 포함됐다”며 “군과 관련된 사건에서는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 자체로 기무사 업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ID 조회나 녹취 부분도 북한의 사이버 공격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변호인은 주요 혐의에 대해 “상명하복 조직인 군대에서 상대방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는지 의문”이라고 부인했다.
배 전 사령관은 지난 2011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기무사 대원들에게 여권지지, 야권반대 등 정치관여 글 2만건을 올리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지난 2010년 6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여권지지 및 야권반대 성향의 인터넷 잡지 ‘코나스플러스’를 45차례에 걸쳐 제작한 혐의도 받는다.
배 전 사령관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23일에 열린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