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정치유세 연설에서 “곧 이란이 우리에게 이야기할 것이라는 느낌이 있다”며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역시 괜찮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이란과 잘 지내기를 바란다”며 “그들은 지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은 미 정부가 이란과의 핵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 복원을 추진하면서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5월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끔찍하고 일방적’이라며 탈퇴했다.
최근 양국은 이란이 제재 재개와 관련해 강하게 반발했고, 양국 정상 간 설전을 벌이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30일에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백악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아무런 전제조건이 없다. 이란이 원한다면 언제든 만날 것”이라며 “우리와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도 이란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란 내에서는 ‘국제 약속인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발을 뺀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이 이란에 제재를 부과하고 다른 국가와 교역 관계를 압박하면서 협상을 제안한 것은 모순적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바흐람 카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제재와 압박은 대화와 정반대”라며 “미국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