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목격자' 살인사건을 목격했을 때, 우리는 쉽게 증언할 수 있을까

[쿡리뷰] '목격자' 살인사건을 목격했을 때, 우리는 쉽게 증언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8-08-06 17:43:30

우연히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되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에서 접하는 수많은 스릴러 영화를 보고 어떤 관객이나 한 번쯤 해 봤을법한 생각이다.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는 그런 상상을 스크린에 옮겼다. ‘목격자’는 살인사건을 목격했을 뿐만 아니라, 그 목격을 숨겨야 하는 이야기다. 

상훈(이성민)은 한 아이와 아내 수진(진경)의 생계를 책임지는 평범한 가장이다. 회식을 하고 귀가한 새벽. 상훈은 맥주 한 캔을 더 따다가 우연히 자신이 사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전말을 목격한다. 너무 놀라 신고하려는 그 때 집의 불이 켜지고, 범인은 느닷없이 불이 켜진 상훈의 집을 쳐다보다가 상훈과 눈이 마주친다.

상훈이 본 것은 자신이 사는 집의 층을 가늠하는 범인의 손가락 동작. 상훈은 범인이 찾아올까 밤 새도록 불안에 떤다. 다음날 아침 충격적인 살인 현장이 온 세상에 알려지지만 상훈은 쉽사리 자신이 목격자라고 경찰에 나설 수가 없다. 범인이 자신의 집을 알고 있다는 두려움, 그리고 막 구입한 집을 쉽사리 팔 수도 없거니와 지켜야 할 가족이 있다는 것 등이 상훈의 증언을 가로막는다.

그 와중에 아파트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질까 싶어 경찰에 증언하지 말자는 서명문을 돌린다. 사람들의 이기심과 자신의 양심, 그리고 두려움 사이에서 상훈은 홀로 비밀을 묻으려고 한다.

‘목격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둔다. 상훈의 평범함이야말로 ‘목격자’에서는 가장 큰 갈등장치다. 자신의 평범한 일상이 부서지리라는 두려움과, ‘남들 다 이렇게 산다’는 합리화.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양심들이 작용해 일어나는 시너지는 영화를 끝까지 힘있게 끌고 가는 장치다. 덧붙여 관객들은 상훈을 보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려 노력한다. 상훈은 영화의 끝에서 결단을 내리지만, 관객들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답에 쉽사리 답할 수 없다. 

이미 다양한 영화에서 연기력을 입증한 이성민은 상훈 역을 맡아 영화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이성민이 연기하는 여상함이야말로 ‘목격자’의 핵심이다. ‘목격자’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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