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편의점 업계…최저임금 여파, 카드수수료, 상비약 문제 '난감'

삼중고 편의점 업계…최저임금 여파, 카드수수료, 상비약 문제 '난감'

출점 악화 등으로 편의점 악영향 고려…이 와중 카드수수료와 상비약 등 현안도 산적

기사승인 2018-08-08 01:00:00

올해 16.4%, 내년 10.9%의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편의점주가 수익이 감소하는 직격탄을 맞게 된 가운데 편의점 본사도 출점 감소의 파도를 맞을 전망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보전을 위한 카드수수료 조정과 상비약 문제까지 편의점 업계는 시끌시끌한 와중에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 양강인 CU와 GS25의 올해 점포수 증가율이 연 5% 전후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기존의 예측분인 7~8%에서 더 줄어든 것이다. 이는 실제로 출점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된 예측치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점포 순증이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 6월까지 국내 5대 편의점의 순증 점포수는 전년 동기(2831개) 대비 42% 감소(출점 24%감소, 폐점 50%증가)한 1631개다. 이런 순증 둔화가 하반기에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가 45%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현실은 더욱 어렵다. 편의점업계 양대산맥인 CU와 GS25는 순증 점포가 전년 동기대비 58%, 67% 급감한 바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출점 둔화를 기존 점포 매출 반등이 메워 주어야 하는데 아직 점당 매출 성장률은 의미 있는 회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존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폐점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저임금 이슈로 신규 점포 출점도 쉽지 않아 편의점 본사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영업이익이 확대되려면 출점을 늘리거나 기존 점포의 매출을 높이는 수밖에 없는데 양쪽 모두 녹록치 않은 과제이기 때문이다. 

GS25는 최근 가맹점주가 소개한 창업 예비점주가 면담을 통과하면 1명당 1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선보인 것도 편의점 본사의 갈급함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소개만으로도 사례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출점 지원자 수 자체가 줄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와중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본사의 보전액은 상당액이 투자되고 있다. 지난해 말 BGF리테일은 5년간 최대 4500억원을, GS25는 전기료 100%지원 등으로 5년간 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세븐일레븐도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운영자금이 필요한 점주들의 대출을 지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편의점 본사 CU와 GS25는 지난해 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금을 올해 초부터 집행해 약 월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률 16.4%의 10%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GS25의 경우에는 올해 초부터 직접 지원만 연간 750억원이 들 전망이다. 연 9000만원 매출이 안 되는 영세 점포에 부족분을 채워주는 최저수익 보장금과 전기료 50% 지원 등에 들어가는 돈이다. CU의 경우에는 올해 연 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업체마다 계약조건과 사정이  달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연 750억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편의점업계의 영업이익률은 최저임금 지원금 집행 등으로 인해 지난해 1~4%에서 올 1분기 0~2%로 낮아졌다. 편의점별 1분기 영업이익률은 CU가 2.1%, GS25가 1.3%, 세븐일레븐이 1.1%로 나타났다. 

편의점 본사는 편의점주가 주장하는 가맹수수료 조정이나 근접출점 방지 대책도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내 업체들의 점포당 수수료율은 개별 점포마다 계약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35% 정도로 일본(45%)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근접출점 금지는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도화해 실시한 바 있지만 2014년 폐지돼 다시 부활시키기에는 쉽지 않다.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최저임금으로 인한 혼란을 대비해 통큰 상생안을 내놓았지만 본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것 같아 아쉽다"며 "현실성 없는 주휴수당, 카드수수료 조정 등을 통해 편의점주의 살 길을 터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 카드수수료 문제나 상비약 논란 등까지 편의점에는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카드수수료 조정에 대해 관심도 쏠리고 있다. 카드수수료는 연 3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0.8% 수수료가 적용되는데, 편의점은 담뱃값 인상 이후 연매출 3억원을 넘기는 점포가 늘어나면서 2% 이상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높은 수수료를 물고 있는 편의점주들의 원성이 높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결제대행업체인 밴(VAN)사의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는 방식으로 소액결제업종에 한해 수수료율 인하를 추진했다. 그럼에도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미미한 카드수수료 인하율이 점포 수익률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추가 대책을 원하고 있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담뱃세 매출 제외를 건의하고 있지만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편의점은 담배 매출이 높지만 마진은 다른 상품의 3분의 1 수준이다.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계좌이체 방식인 '소상공인 페이' 등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고 QR코드를 찍는 등 불편함을 우려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약사회와의 상비약 논란도 골칫거리다. 8일 열리는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에서 편의점과 약사회 간 의견 대립이 팽팽하다. 편의점에 상비약 확대는 안 된다는 약사회측과 편의점 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이날 위장약과 지사제, 인공눈물 등 13개를 편의점 상비약을 13~15개로 조정·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약사회는 편의점 판매약 확대가 약물의 오남용을 조장한다는 입장이지만, 편의점 업계에서는 사회안전망으로서 공공 기능을 수행한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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