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연금 수령 나이를 68세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국민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해당 방안은) 전혀 고려한 적도 없고, 말도 안 된다”고 단언했다.
박 장관은 14일 오후 1시 50분 세종시 복지부 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티타임을 열고, 국민연금 제도 개편안 관련 정부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은 국민연금 재정상태를 진단하는 4차 재정추계 작업을 진행했다.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국민연금기금 고갈 시기가 앞당겨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가 보험료를 인상하고, 연금 수령 연령도 65세에서 68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지난 주말 사이에 인터넷 언론들을 중심으로 많은 내용이 보도됐다. 자문안 자체가 우리 나름대로 안을 만드는 과정인데, 정부안이 언급돼 당혹스럽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게 전혀 아닌데 앞서간다 싶어서 일요일 아침에 입장문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지난 12일 보험료 인상, 가입연령 상향조정, 수급개시 연장 등은 자문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의 일부일 뿐, 정부안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문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논란이 된 것 중에 몇몇 사안들을 예로 들면, 68세까지 연금 지급연령을 연장하는 내용이 있는데 전혀 사실과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그런 안을 고려한 적도 없다”며 “지난 3차 계산에서 2033년까지 65세로 연장하기로 하고 시행하고 있다. 아직 65세 연장도 안 된 상태인데 68세를 거론하는 것 자체는 전혀 사실이 아닌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급연령이 올해 62세, 5년에 1세씩 늦춰져서 2033년에 65세가 되도록 돼 있는데 68세로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런 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이번 개편안을 ‘노후소득보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사실 국민들이 국민연금만 생각하고 있지만 기초연금이란 아주 중요한 노후보장제도가 있고, 비록 민간기업에서 부담하고 있지만 퇴직연금이라는 게 있다. 다른 나라에서 흔히 부러워하는 다층체계를 우리가 사실 갖추고 있는 상태”라며 “그것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연계시키고, 가능한 많은 국민들이 사각지대에서 다 벗어날 수 있게끔 해서 노후에 안정되게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소득보장체계 전반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지 않나. 이런 식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국민연금 개편은 노후 소득 보장 확대라는 기본 원칙 속에서 논의될 것이고,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대통령의 발언이) 국민들이 가능한 사각지대 없이 노후소득이 잘 보장될 수 있게끔 제도 전체를 보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오는 17일 공청회를 열어 연금제도의 장기 지속 가능한 개혁방안을 담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