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무관의 제왕’ KT와 ‘로열 로더’ 그리핀의 사연많은 결승 대결

[롤챔스] ‘무관의 제왕’ KT와 ‘로열 로더’ 그리핀의 사연많은 결승 대결

기사승인 2018-09-06 14:22:30

‘무관의 제왕’이 마침내 왕관을 쓰는가. 또는 ‘로열 로더’가 탄생하는가.

오는 8일 인천 삼산 월드 체육관에서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서머 시즌 결승전이 열린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여름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두 팀은 정규 시즌 1위 KT 롤스터와 2위 그리핀이다.

정규 시즌 성적이 증명하듯 두 팀은 이번 여름 동안 다른 팀들보다 돋보이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특히 KT는 팀의 주축인 정글러 ‘스코어’ 고동빈의 기량이 절정에 다다랐다는 찬사가 이어진다. 고동빈은 올 시즌 69.4%의 높은 승률(36세트 출전 25승 11패)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KDA는 3.7에 달했다.

지난 2012년 데뷔한 1세대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고동빈은 오랜 기간 ‘무관의 제왕’으로 불려왔다. 수차례 결승 무대에 올랐으나 SK텔레콤 T1, 락스 타이거즈 등 당대 최강 팀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만 머물러왔던 까닭이다.

고동빈에게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우승 적기다. KT는 지난해 ‘데프트’ 김혁규, ‘스멥’ 송경호 등 리그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슈퍼팀’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올 시즌 팀 조직력 개선에 성공하면서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 시즌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에 대항하는 ‘될성부른 떡잎’ 그리핀의 기세 또한 만만치 않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챌린저스 코리아(챌린저스) 승격팀인 그리핀은 e스포츠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팀이다. 지난해 12월 2017 케스파컵에서 롤챔스 팀들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두각을 나타냈고, 올해 스프링 시즌 챌린저스에서 전승을 거둬 당당히 롤챔스에 입성했다.

그리핀 핵심 전력은 정글러 ‘타잔’ 이승용과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이다. 특히 이승용은 현역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미 최정상급 선수란 평가를 받는다. 늘 솔로 랭크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을 만큼 메카닉이 뛰어나지만, 팀의 전반적 설계를 담당할 만큼 지능적 플레이도 훌륭하다. 11전 전승을 기록 중인 트런들은 경계 대상 1호다.

정규 시즌에 펼쳐진 2번의 맞대결에선 전부 KT가 웃었다. 1라운드는 2-0으로 승리해 그리핀의 롤챔스 전승 가도에 제동을 걸었으며, 2라운드 대결에서도 2-1로 승리했다. 이때 고비를 넘긴 KT는 이후 잔여 경기에서 5승1패를 거두며 정규 시즌 1위 등극을 확정 지었다.

KT 오창종 감독은 그리핀의 호전적 성향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오 감독은 지난 4일 결승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그리핀이 싸움을 좋아한다. 그 싸움을 피하지 않았고, 싸움을 잘 걸 수 있도록 준비했다. 그 부분이 맞아떨어져 승리했던 것 같다”고 정규 시즌 경기를 복기했다.

그리핀 김대호 감독은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김 감독은 “KT가 모든 면에서 더 잘했고, 그리핀이 더 못했다”며 “실력적으로 못하는 팀이 지는 건 당연하고, 잘하는 팀이 이기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요한 건 어떤 식으로 못했는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개선할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았다는 것”이라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임을 자신했다.

서둘러 실전 감각을 되찾는 것이 KT의 첫 번째 과제다. 일찌감치 결승행을 확정 지은 KT는 지난 8월 9일 이후 처음으로 실전 경기를 치른다. KT는 아시안게임 동안 고동빈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되면서 100% 전력으로 결승을 준비할 수 없었다. 반면 그리핀은 국가대표 차출로 인한 전력 누수가 없어 평소와 같이 연습에 매진할 수 있었다.

KT 정제승 코치는 “최선의 방향으로 연습했다”며 결승전 준비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정 코치는 또 한 명의 정글러인 ‘러시’ 이윤재가 팀에 다른 색깔을 입혀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윤재가 투입 됐을 때 독특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식스맨 투입을 암시하기도 했다.

양 팀 감독은 송경호와 박도현을 요주의 인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핀 김 감독은 송경호를 두고 “불완전해 보이지만, 그 불안전함이 좋은 쪽으로 작용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KT 오 감독은 “박도현은 다양한 챔피언을 사용해 까다롭다”고 평가했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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