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남북정상회담, 왜 조용필 아닌 지코와 에일리인가

[친절한 쿡기자] 남북정상회담, 왜 조용필 아닌 지코와 에일리인가

기사승인 2018-09-18 09:49:18

2018 남북정상회담 3차 특별수행원들이 18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북한 평양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오는 20일까지 열릴 남북정상회담 평양 수행 명단에는 작곡가 김형석, 래퍼 지코, 가수 에일리와 알리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들이 평양에서 노래할 힙합과 리듬앤블루스는 어떤 무대일까요. 왜 조용필과 이선희가 아닌 지코와 에일리일까요.

지난 16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수행원과 특별수행원 명단, 선정 배경과 이유를 밝혔습니다. 예술분야에서는 김형석, 지코, 에일리에 이어 지난 3월 한 번 방북했던 알리가 포함돼 관심을 모았죠. 

임 실장은 "세 분이 만들어내는 평화의 화음이 남북관계의 풍성한 가을을 그려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난 2월 북 삼지연관현악단의 방남 공연, '봄이 온다'는 제목으로 펼친 우리 예술단의 4월 평양 공연, 그리고 4·27 정상회담 만찬 공연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남북 겨레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감동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의문은 남습니다. 알리는 그렇다 쳐도, 북한에서도 유명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조용필과 이선희가 아닌 왜 지코와 에일리일까요. 힙합과 리듬앤블루스. 남한에서는 트렌디한 뮤지션이나 북한에서는 생소한 두 사람이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또다른 평양 수행원 명단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양양중학교 3학년 김규연 양과 대학생 이 에스더 양입니다. 비록 김규연 양의 방북은 무산됐지만, 남북정상회담에 이렇게 젊은 특별수행원이 참여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청와대 측은 “우리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일궈 갈 통일의 주역들이라는 의미를 담아 초청했다”며 “이번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젊은이가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북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성 세대 외에도, 통일된 대한민국이 아닌 분단 국가에서 태어난 젊은 세대들이 북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교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큰 그림입니다. 지코와 에일리의 섭외 또한 그런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남한의 젊은 세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두 아티스트가 북한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나아가 북한에 대한 관심을 촉발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거라는 예측입니다.

김형석은 전날인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코는 아직 북한에 통용화한 장르가 아닌 힙합을 알려줄 수 있다. 또 에일리는 북한이 아직 멜로디 위주의 발라드가 강한데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아르앤비(R&B)를 세련되게 부르는 가수여서 함께 하게 된 것 아닐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코와 에일리는 각자 소속사를 통해 2018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자 명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죠. 부디 모두가 맡은 바 소임을 다하여 좋은 결과를 내기 바랍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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