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잃어버린 10년…“부실투자·비리 진상규명해야”

포스코의 잃어버린 10년…“부실투자·비리 진상규명해야”

기사승인 2018-10-09 01:02:00

지난 10년 동안 경영 악화를 겪은 포스코의 부실화 및 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 주최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포스코, 지난 정부 10년간의 비리 진상 규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3명의 국회의원과 참여연대,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바로세우기시민연대,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등과 공동 주최했다.

김남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의 사회로 회계사, 변호사, 기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발제와 토론에 나섰다. 포스코 및 포스코건설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내부 제보자들도 포스코 부실과 비리와 관련된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발제를 맡은 최영철 변호사는 포스코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스코그룹 자산이 2007년 30조원에서 2014년 85조원으로 늘어난 사이 부채는 11조원에서 40조원으로 급증했다”며 “영업이익이 2007년 7조원에서 2015년 2조4000억 원으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변호사는 포스코의 대한ST 인수를 언급했다. 대한ST는 대한전선의 스테인리스 사업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최 변호사는 “총 1670억원을 투입해 대한ST 인수한 뒤 952억원에 포스코P&S에 넘겼다”면서 “다시 이를 포스코와 포스코대우에게 합병한 뒤 사명변경과 증자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법인을 소멸시켰다”고 지적했다.

김경률 회계사는 발표에서 포스코의 종속기업이 2007년 62개에서 2017년 179개로, 관계기업·공동기업은 같은 기간 22개에서 111개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김 회계사에 따르면 포스코는 유형자산손상차손 1조6000억원, 유형자산처분손실 5762억원, 기타대손상각비 4056억원 등 일반 기업에서 보기 어려운 특이한 재무적 손실이 발생했다.

김 회계사는 “포스코는 2017년 자산과 매출이 전혀 없는 영국 ‘페이퍼컴퍼니’ EPC를 800억 넘는 비용으로 취득하고 0원에 매각했다”며 “수상한 투자와 회계, 공시에 대해 포스코가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고은상 MBC 기자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포스코 비리가 연관됐음을 주장했다.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 취임 과정에서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김 기자는 “적폐의 최대 수혜자들은 여전히 포스코 최상위층에 머물고 있다”며 “그 정점에는 바로 최정우 현 회장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원 참여연대 간사는 포스코 노조에 대해 언급했다. 김 간사는 “한국에서 무노조경영의 대명사는 삼성으로 각인돼 있으나 포스코도 못지않다”고 말했다. 김 간사에 따르면 무노조경영은 단지 회사에 노동조합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노동조합을 없애거나 막기 위해 어떤 대가나 비용도 개의치 않는 것을 말한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포스코가 지난 10년 동안 얼마나 부실화됐는지를 조명했다. 그는 “(포스코의) 매출액은 33조4907억원 증가하여 외형이 2배 정도 성장했다”며 “그러나 영업이익률 10.7% 감소한 4.9%, 총부채 44% 증가한 40조로 결국 2014년까지 국제신용등급 평가기관별 2~3단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포스코 부실, 비리에 책임 있는 경영진들이 여전히 제자리에 있다고 일갈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모두 발언에 나선 안 의원은 ‘MB 자원외교’ 의혹이 가장 심각한 사안임을 지적했다. 

안 의원은 “MB 자원외교 시기에 포스코가 부채 29조원과 이익금 20조원까지 모두 투입해 전개한 해외투자와 기업인수합병 등의 결과가 상당히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대해 철저하게 법적인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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