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홍삼제품서 환경호르몬 검출… 식약처, 조사해 놓고도 결과 비공개

국내 홍삼제품서 환경호르몬 검출… 식약처, 조사해 놓고도 결과 비공개

국내 홍삼제품서 환경호르몬 검출… 식약처, 조사해 놓고도 결과 비공개

기사승인 2018-10-09 11:31:06

국내에서 제조된 홍삼 제품 상당수에서 환경호르몬 추정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올해 초 국내 중소 홍삼농축액 제조업체인 A사는 제품에서 프탈레이트류가 검출돼 타이완에 수출한 물건을 반품받았다. 프탈레이트류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화학첨가물로, 환경호르몬 추정 물질이다. A사는 즉각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검출 원인 조사를 요청했고, 홍삼을 찌고 농축액을 추출하는 데 쓰이는 플라스틱 기구와 용기 문제로 드러났다.

이후 식약처는 7월 조사를 확대해 비슷한 플라스틱 기구를 쓰는 홍삼 농축액 제조회사 50곳, 55개 제품을 검사했다. 제조회사의 70%인 35곳, 전체 제품의 65%에 해당하는 36개 제품에서 '용출 기준'을 넘는 프탈레이트류가 검출되는 결과가 나왔다. 위해성 때문에 어린이용 장난감에는 아예 사용이 금지된 DEHP는 기준치의 최대 100배, DBP는 최대 80배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 관련 식품 기준이 없어 식약처가 포장이나 용기에 쓰는 '용출 기준'을 적용했으나 해당 기준치도 훨씬 넘어선 수치다.

하지만 식약처는  조사 결과나 검출 업체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으면서, 특정 업체의 검출 여부만 밝혔다. 물질을 매일 먹어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인체노출 허용 기준'으로 봤을 때 DEHP와 DBP 모두 절반도 안돼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다. 하지만 프탈레이트류가 검출된 농축액을 원료로 추가 제품 생산을 하는 것은 막았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수출 과정에서 외국기업의 자체 검사를 통해 위해 물질이 함유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의 식품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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