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구 여념 없는 ‘KT 아현지사 화재’…타 통신사는?

복구 여념 없는 ‘KT 아현지사 화재’…타 통신사는?

기사승인 2018-11-27 00:30:00

지난 24일 KT 아현국사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통신망이 마비된 가운데, 타 통신사 기지국 운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화제로 문제가 된 아현지구는 D급 통신 시설이다. 그동안 A~C 등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D급 통신 시설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시설을 점검해왔다. 아현지구의 경우 소방법상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 않은 500m 미만 통신구였던 탓에 스프링클러 역시 설치되어 있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 측은 혹시 모를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복구를 위해 화재 감지 장치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24시간 온도 감지 장치를 통해 기지국 내 온도가 올라가면 소화전이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는 시설도 갖췄다. 아울러 만일에 대비해 백업망을 갖추고 운용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D급 통신 시설의 백업망 구축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D등급은 기본적으로 가입자와 연결된 망, 즉 ‘가입자망’이 대부분이다. 가입자망의 경우 사용자의 자택으로 들어가는 선이 1개로 되어 있다. 만약 백업망을 만들기 위해 망을 2개 구축할 경우 큰 비용이 든다. 문제는 아현지구 사고처럼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백업망까지 불에 타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망이 이중화가 되어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두 곳의 망이 모두 단절되면 해결 방법이 없다. ‘절대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확언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백업망을 다른 사업자의 망으로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역시 현실화하기 힘든 대책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관망, 즉 핵심 코어라고 불리는 것은 다 이중화가 되어 있다. 다만 가입자망은 이중화하기가 쉽지 않다.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경제적인 부담을 누가 지겠나. 소비자보고 짊어지라고 하면 (소비자가) 짊어지겠나. 쉽지 않은 문제”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일각에서는 KT 망을 빌려 쓰는 사업자들의 피해 수준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다만 우려와 달리 실제 피해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일반 가정은 20곳에서, 나머지 피해는 인터넷 전화 쪽에서 발생했다. 인터넷 전화는 사용 중인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와 관계없이 타 통신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인터넷 전화와 관련해 발생한 피해를 모두 해결한 상태다.

SK브로드밴드도 일부 기업 쪽에서 피해가 발생했으나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자사 망으로 회선을 변경해놓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같은 사업자들끼리 우회 망을 뚫는다든지, 부족한 망을 다른 회사가 빌려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사고 수습을) 빨리 끝낼 수 있긴 하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어떻게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지는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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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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