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노회찬에 준 건 돈이 아닌 느릅차"

드루킹 "노회찬에 준 건 돈이 아닌 느릅차"

기사승인 2018-11-29 17:13:12

‘드루킹’ 김동원씨가 고(故) 노회찬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에 대해 “돈을 주지 못했고, 차(茶)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29일 김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속행 공판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김씨는 “당시 2000만원 정도를 지원해주겠다고 했지만 고 노 전 의원이 손사래 치며 거절했고 건네주지 못한 채 노 전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제 방을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기가 그렇지만 돈이라서 안 받았다기보다 액수가 본인 생각보다 적어 실망한 표정이라 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남 창원에서 고 노 전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3000만 원에 대해서도 “고 노 전 의원이 2000만 원을 거절해 관계가 안 좋아진 상태였고, 법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 돈이 아닌 느릅차가 들어 있는 쇼핑백을 줬다”고 했다. 그는 당시 직접 돈을 전달한 측근과 돈을 건네받은 고 노 전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모두 쇼핑백에 차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도 항변했다.

김씨는 이후 불법 자금 전달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별도로 현금 4000여만원을 마련해 실제로 전달하지는 않은 것처럼 사진까지 찍어 범행을 은폐한 것은 전 부인의 아이디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공처가로, 회사에서 생기는 일이 있으면 처에게 시시콜콜하게 모든 상황을 이야기했다”며 은폐 아이디어를 내고 회원들에게 실행을 지시한 것이 모두 전 부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증인으로 나온 김씨의 전 부인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김씨에게 건네 들은 적이 있다”고 상반되게 주장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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