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조합원 탈퇴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옛 한화테크윈(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조직적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검찰이 금속노조 고소‧고발 2년 만에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사측 관련자 대부분이 벌금 약식기소‧기소유예‧무혐의 처분 받으면서 민주노총 등 지역 노동계가 “검찰이 시간만 끌다가 꼬리 잘랐다”고 규탄했다.
10일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에 따르면 창원지검이 지난해 12월31일 옛 한화테크윈 창원2사업장장, 인사노사협력팀총괄, 노사협력팀장 등 사측 관계자 3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테크윈이던 2015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테크윈에서 사명이 바뀐 한화테크윈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지회와 기업노조 등 복수노조체제 사업장이다.
삼성테크윈지회는 사측이 금속노조 조합원 탈퇴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이른바 ‘금속노조 탈퇴 프로그램’을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면서 사측의 주요 현안 보고서, 녹취록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행위’라는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고, 중노위는 경남지노위의 초심 판정을 뒤집고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다고 판정했다.
그러면서 삼성테크윈지회는 2017년 2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사측 관계자 22명을 고소‧고발했다.
이번 검찰의 처분 결과는 이 고소‧고발 사건에 따른 것으로, 2년 만에 결론 내려진 것이다.
22명 중 6명은 구약식(통상 재판절차 없이 검찰이 내리는 벌금형), 2명은 기소유예(범죄 혐의는 인정하지만 여러 상황 등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 처분), 11명은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검찰이 한화테크윈의 조직적 부당노동행위에 꼬리만 잘랐다”고 규탄했다.
경남본부는 “2년 만에 사건을 처분한 것 역시 시간 끌기 식 수사의 표본”이라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이렇게 처분한 것은 재벌에게만 너그러운 검찰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위산업체에서 아주 조직적으로 노조 파괴를 위한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됐다면, 당연히 재벌 몸통까지 수사해 엄중 처벌해야 마땅하다”며 “조직적 범죄 실체를 낱낱이 재수사해 엄정 조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테크윈지회는 이번 검찰 처분 결과와 관련해 ‘혐의없음’에 대해서는 항고를 검토 중이다.
지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인정되고, 인정되지 않았는지를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이기는 하지만 분명 법을 위반한 혐의가 드러났다. 무혐의 처분 결과에 대해서는 항고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정밀기계, 한화지상방산 등 5개사로 나눠졌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