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문자 신고 시스템 70자로 보안…경찰 늑장대응 비판 잇따라

112 문자 신고 시스템 70자로 보안…경찰 늑장대응 비판 잇따라

기사승인 2019-01-22 17:49:27

이른바 ‘당산역 버스 흉기 난동’ 당시 112 문자신고 시스템의 한계로 경찰에 신고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시스템 해결에 나섰지만,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오후 10시30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시내버스에서 남성이 흉기를 들고 다른 승객을 위협했다. 해당 버스 승객들은 112에 문자를 보내 신고했다. ‘신고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함께 전했다. 그러나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은 버스에 올라 ‘신고자가 있느냐’고 물었고, 신분 노출을 꺼린 신고자가 응답하지 않자 별다른 조치 없이 버스를 떠났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2012년 112 시스템을 통합하면서 문자 신고를 40자 이내로 제한했다”며 “글자 수를 넘는 신고가 들어오면서 흉기 관련 내용은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자 메시지 글자 수가 제한된 112 시스템의 한계라는 설명이다.

경찰은 부랴부랴 문제 해결에 나섰다. 문자신고 중계서버를 운용하는 LG유플러스를 통해 한도를 70자로 늘리는 긴급 보완조치를 취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스템상 70자를 넘으면 자동으로 멀티미디어메시징 서비스(MMS)로 넘어가므로 다시는 (글자 수 제한 때문에 신고가 접수되지 않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신고자의 보안을 유지하고 비밀을 지켜줘야 하는데,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112 시스템 지령과 관련해서는 잘못된 부분을 보완·개선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문자 신고 서비스가 시행된 지 6년이 지나서야 시스템 개선이 진행됐고, 당산역 버스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조치가 이뤄진 점 등을 들어 경찰의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112시스템 문자신고는 전체 신고 414만5371건의 4.2%인 17만2729건이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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