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초음파 앞서 물어야할 것은? ‘의사’ 직접시행 여부

심장초음파 앞서 물어야할 것은? ‘의사’ 직접시행 여부

기사승인 2019-03-31 17:30:59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의 일환으로 2020년 심장초음파검사의 급여적용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다. 

그 핵심에 검사행위주체의 문제가 있다. 속칭 ‘소노그래퍼’로 불리는 방사선사를 제도에 편입시켜 합법화해야한다는 주장과 심장초음파의 특성 상 의사의 진단 및 치료행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의사가 직접해야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이와 관련 심장내과 전문의들로 지역사회에서 1, 2차 의료기관을 운영하거나 소속된 의사들이 주축이 된 대한임상순환기학회(회장 김한수)가 심장초음파는 의사의 의료행위라고 단언하며 국민건강을 위해 논쟁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라는 뜻을 다시금 분명히 전했다.

김한수 학회장(사진)을 포함한 집행부는 31일 학회 춘계학술대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심장초음파의 특성과 최근 심장초음파 급여화를 둘러싼 논란을 크게 ▲행위주체 ▲수가수준 ▲초음파 교육 3가지로 정리하고 국민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심장초음파 행위주체는 ‘의사’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한수 학회장은 “초음파, 특히 심장초음파는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분야”라며 “시술자에 따라 보는 관점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에 따른 추가검사나 치료 방향도 달라질 수 있어 주체는 어쨌든 담당의사가 돼야한다는 것이 우리(학회)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에서 관행적으로 소노그래퍼에게 일련의 초음파 검사행위를 맡기는 것과 관련해 “현행법 상 소노그래퍼의 초음파검사행위는 불법”이라며 “의사인력의 부족과 환경적·비용적 부담으로 인해 관행적으로 이뤄져왔지만 점차 개선돼야한다. 정부도, 학회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심장초음파를 소노그래퍼가 아닌 의사가 직접 시행하기 위해서는 급여화 논의와 함께 적정수가가 책정돼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불법적 행위를 근절하고 의사가 직접 심장초음파를 통해 환자의 심장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장비기준에 맞춘 ‘단순’, ‘일반’, ‘정밀’ 3단계의 수가구분을 탈피해 의료행위에 대한 가치를 보장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김종웅 이사장은 “심장 초음파는 심장내과 의사들에겐 제2의 청진기”라며 “아무나 청진기를 듣는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수시로 변화하는 상태를 짚어내고 대처할 수 있도록 의사가 충분한 의학적 지식을 총동원해 수십분의 시간을 들여 봐야한다. 그에 상응하는 비용이 책정되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편법과 관행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더불어 의원급 의료기관 의사들이 행하는 심장초음파검사의 정밀도를 높이고 높은 의학적 지식이 진단과 치료에 적절히 활용돼 환자가 상급종합병원 등 3차 의료기관을 가지 않고도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개원가 의사들에 대한 충분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심장은 갑자기 문제가 생기기보다는 천천히 나빠진다”면서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지속적으로 봐온 1차 의료기관 의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치료를 위한 교육에 치중한 대학과 달리 예심장이 보내는 이상신호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절히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개원가 특화교육을 준비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해 1차 의료의 발전을 위해 발족한 임상순환기학회는 ‘심장세동의 치료와 관리’를 주제로 1회 학술대회를, ‘심부전의 치료와 재활’을 주제로 2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올해 ‘관상동맥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주제로 3번째 학술대회를 열고, 근래 빠르게 증가하는 관상동맥질환을 개원가에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방안과 지식들을 참가자들에게 전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사망률 1, 2위를 다투는 심뇌혈관 질환의 유효한 예방과 적절한 관리를 위해 일차의료 중심의 대한임상순환기학회가 출범하고 첫 돌이 됐다. 이에 맞춰 열린 3번째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근거중심의 실용적인 심혈관계 질환 관련 지식과 자기주도평생학습(CME) 기회의 저변을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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