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다시, 봄' 어제를 다시 살게 된다면 얼마나 괜찮은 하루를 만들 수 있을까

[쿡리뷰] '다시, 봄' 어제를 다시 살게 된다면 얼마나 괜찮은 하루를 만들 수 있을까

'다시, 봄' 어제를 살게 된다면 얼마나 괜찮은 하루를 만들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9-04-09 07:00:00

영화 ‘다시, 봄’(감독 정용주)은 ‘타임 리와인드’를 표방하는 시간여행 장르영화다. 보통 시간을 건너뛰는 타임 워프나 의식만 시간을 건너뛰는 타임 리프물과는 달리, ‘다시, 봄’은 하루씩 시간이 뒤로 돌아간다는 것을 여타 장르영화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도 내게 오는 시간은 내일이 아닌 어제다. 매일매일 되돌아가는 시간을 사는 사람은 어떤 인생을 만들 수 있을까. 

하루아침에 딸을 잃은 여자 은조(이청아)는 인터넷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모인 사람들과 여행을 떠난다. 그들은 먼 바닷가의 절에서 하룻밤 묵으며 목숨을 끊으려 한다. 그 가운데에 은조를 보고 영 낯설지 않은 듯 구는 남자 호민(홍종현)이 있다. 호민은 은조에게 “우리가 만약 평범하게 만났다면 어떤 사이가 됐을까”라고 묻는다. 하지만 딸만이 자신의 삶이었던 은조에게 호민은 귀찮은 사람일 뿐이다.

그리고 자살을 시도한 8월 17일 밤, 은조 무리의 자살은 실패하며 은조는 병원에서 눈을 뜬다. 자신과 같이 실려온 호민이 분명 죽은 것을 보고 다시 의식을 잃지만, 다음 순간 은조는 자신이 자살을 시도한 17일의 아침으로 돌아와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은조는 다시금 자살 실패 요인을 없애려고 하지만, 자살 시도 후 눈을 뜬 은조는 또다시 그 전날로 돌아가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은조가 눈을 뜬 날은 16일이다. 

오늘을 살아도 어제로 돌아가는 현실. 은조는 16일을 살곤 15일에 눈을 뜨고, 15일을 살아내면 다시 14일로 돌아가있는 자신을 깨닫고 딸을 살리기 위해 딸이 죽은 날을 기다린다. 그리고 드디어 딸이 죽은 날. 딸을 가까스로 구해내게 되지만 은조는 딸의 죽음에 얽힌 사연 또한 알게 된다. 그리고 딸을 구해내면 시간이 돌아갈까 생각했던 것 또한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은조는 그렇게 점점 어려지는 딸과 함께 쉼없이 돌아가는 어제를 살며 시간여행의 비밀을 풀기 시작한다.

‘다시, 봄’은 웹툰작가 라라시스터의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반복되는 시간을 다시 살아가는 은조를 통해 ‘다시, 봄’은 사람들의 인생은 유기적으로 엮여 있으며, 나의 인생만이 드라마틱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은조는 자신의 불행에 빠져 남의 불행은 돌아보지 못했을 때 우리는 얼마나 소모적인 삶을 꾸리게 되는지를 비추는 캐릭터다. 

연출을 맡은 정용주 감독은 8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다시, 봄’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서사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악연이 좋은 인연이 되기 까지를 담았는데, 최대한 플래시백은 자제하려고 했으며 은조와 호민 두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다시, 봄’은 오는 17일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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