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들춰보기] 넥슨의 재도전 ‘트라하’, ‘헤비급’ 모바일 MMORPG 탄생

[게임 들춰보기] 넥슨의 재도전 ‘트라하’, ‘헤비급’ 모바일 MMORPG 탄생

기사승인 2019-04-18 13:09:30

넥슨이 올 상반기 최대 야심작으로 선보이는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트라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환경에 타협하지 않는 고품질 그래픽과 방대한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과 ‘다소 복잡하다’는 평가를 함께 받고 있다.

모아이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트라하는 18일 오전 0시 자정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됐다. 출시 전부터 사전 다운로드가 진행된 17일 애플 앱스토어 무료 게임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고 신규 IP(지식재산권) 기반 타이틀로는 역대 최고 기록인 사전예약 420만을 돌파했다.

트라하의 사전예약 기록을 넘어서는 경쟁작으로는 모바일 게임 매출 1위, 5위에 버티고 있는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 정도가 있다. 모두 트라하와 달리 기존 PC 게임 원작 IP의 인지도를 이어받은 타이틀이다.

앞서 넥슨은 2017년 ‘액스’, 지난해 ‘야생의 땅: 듀랑고’, ‘카이저’ 등 신규 IP 기반 모바일 MMORPG를 꾸준히 선보여 왔으며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장르에서도 ‘오버히트’ 등을 선보이며 독자 IP 경쟁력을 갖추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박재민 넥슨 모바일사업본부 본부장은 “트라하는 MMORPG의 정점이자 진화하는 모바일 게임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모바일 MMORPG와 분명한 차별화 경쟁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를 대변하듯 트라하는 시스템 요구 사양부터 범상치 않다. 최소 ‘아이폰 6S’, ‘갤럭시 S7’ 이상의 기기가 필요하고 설치 용량만 5GB에 달한다. PC 게임에 버금가는 그래픽과 콘텐츠 볼륨을 담아내고자 한 결과다. 현존 고사양으로 평가되는 ‘갤럭시 노트9’ 16GB RAM 기기에서도 기본 그래픽 설정은 ‘최상’이 아닌 ‘높음’ 상태가 구동에 적절하다.

요구 사양이 높은 만큼 ‘언리얼 엔진4’ 기반으로 만들어진 그래픽은 일단 기대치를 만족시킨다. 색감과 명암비, 광원 효과까지 선명하고 깔끔하며 3D 모델링과 표면 질감까지 나무랄 데 없어 보인다. 다만 배경 사물의 수나 세부 묘사에서는 최근의 PC 게임 수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다. 그래픽 무게감에 비해 전반적인 로딩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성별과 체형에 따라 4종으로 나뉘는 캐릭터 디자인은 참신하진 않지만 사용 무기에 따라 직업과 특성이 달라지는 ‘인피티티 클래스’ 시스템 덕분에 직업이 고정되는 경쟁작들보다 유연한 캐릭터 성장‧운용이 가능해 보인다.

인피니티 클래스는 ‘대검’, ‘쌍검’, ‘활’, ‘방패’, ‘너클’, ‘지팡이’ 총 6종의 무기 중 캐릭터별 3가지 무기를 조합 가능하며 딜러의 경우 ‘광역 딜러’와 ‘암살형 딜러’, 힐러의 경우 ‘하이브리드(복합) 힐러’, ‘퓨어(순수) 힐러’ 등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캐릭터 선택에 앞서 ‘불칸’과 ‘나이아드’로 나뉘는 진영을 고르게 된다. 양대 진영이 게임 전반에서 서로 대립하는 RvR(진영전) 구성이다.

앞서 넥슨은 RvR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운 액스로 장기 흥행 성과를 거둔 바 있다. PC MMORPG 흥행작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아이온’ 등이 RvR을 앞세운 대표적 사례며 모바일 2위를 달리고 있는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도 이 같은 구성을 더했다.

전투 자체에서 직접 조작하는 ‘수동 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도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타이밍에 맞춰 스킬(기술)을 사용하면 보다 강력한 피해를 줄 수 있고 경험치 획득에도 유리해 자동에 비해 약 3배 빠른 성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여타 모바일 MMORPG들이 플랫폼 환경에 따라 자동 플레이 비중을 높게 설정해 ‘보는 게임’이라는 핀잔을 듣는 것과 거리를 두겠다는 계산이다.

이용자 목적에 따라 수행하는 미션의 다양성도 트라하가 꾀하는 차별화 요소다. 정해진 동선에 따라 스토리 중심의 퀘스트를 따라가는 기존 ‘원패스’ 방식을 탈피해 이용자의 목적에 따라 미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미션’ 탭을 통해 ‘스토리 미션’ 외에 ‘데일리 미션’과 ‘사이드 미션’을 선택해 자신이 원하는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던전은 ‘솔로’, ‘파티’, ‘공격대’로 나뉜다. 전 서버 매칭으로 진행되는 파티와 공격대 던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탱커, 딜러, 힐러 등 각 역할에 따라 최소 요구 능력치를 충족해야 한다. 이용자 자신의 전투력에 적합한 난이도를 선택하고 클리어 하면 보상이 주어진다.

전투 외에도 트라하에서는 원예, 공예, 낚시, 요리, 채광, 대장, 탐사, 고고학으로 구성된 ‘전문기술’로 특정 효과를 갖춘요리를 만들거나 아이템을 탐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원한다. 각 전문기술에 일종의 미니게임을 접목해 재료 습득 과정에서도 수동 조작이 시간 단축 등에 유리하다.

이처럼 다양한 콘텐츠‧시스템과 수동 조작의 비중 덕분에 트라하의 첫인상은 다소 복잡하다는 느낌을 준다. 여러 가지 메뉴를 담은 인터페이스 등은 빠르게 시스템을 숙지하고 가볍게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최근의 유행과 다소 동떨어져 보일 수 있다.

반면 이는 장기간 캐릭터를 육성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MMORPG의 장르 특성에 충실한 특성기도 하다. 리니지M과 검은사막 모바일도 자동 플레이 비중이 높지만 경제 시스템과 혈맹 커뮤니티 경쟁으로 고정 이용자층을 확보하거나 다양한 보스‧던전 공략부터 다양한 직업군과 ‘영지’를 키워가는 요소까지 콘텐츠를 늘리며 경쟁력을 갖췄다.

넥슨은 트라하를 처음 공개하면서 단기적 매출 성과보다 장기적인 흥행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독창적인 샌드박스 형태의 듀랑고를 선보이면서 내비친 장기 흥행작에 대한 갈증을 다시금 표현한 것이다.

PC 게임 ‘던전앤파이터’ 등을 잇는 차세대 대표작이 필요한 넥슨은 ‘바람의나라’, ‘마비노기’ 등 다양한 기존 IP 외에도 트라하를 비롯한 독자 IP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트라하에는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적용하면서 게임 내 아이템과 재화 가치가 보존돼 이용자들이 오래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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