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프랑스가 사랑하는 명랑한 시골뜨기 '베카신!', 지친 관객들이라면

[쿡리뷰] 프랑스가 사랑하는 명랑한 시골뜨기 '베카신!', 지친 관객들이라면

프랑스가 사랑하는 명랑한 시골뜨기 '베카신!', 지친 관객들이라면

기사승인 2019-04-19 07:00:00

프랑스가 사랑하는 시골뜨기가 스크린을 찾아온다. 영화 ‘베카신!’(감독 브뤼노 포달리데)이다. 파리 근교의 브르타뉴 시골뜨기 베카신은 스크린을 ‘해피 바이러스’로 물들일 수 있을까.

어릴 적부터 집안일에도 농사에도 재능은 없었지만 꿈도 많고 명랑하던 소녀 베카신(에밀리 바야르트)은 어느 날 파리로 떠나길 결심한다. “기차삯도 비쌀 텐데!”라며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가면서 벌면 된다”고 대꾸하는 부분에서 베카신의 긍정적인 성격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베카신은 파리로 걸어가던 중, 아기 룰로트를 만난다. 대저택의 소유자인 후작부인은 정원사의 불쌍한 아기 룰로트를 입양했지만 적절한 보모를 찾지 못하던 중 베카신을 고용한다. 베카신은 기차삯을 모을 때까지 대저택에서 유모로 일하게 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다 룰로트에게 정이 들어버린다.

아기 룰로트가 어린이 룰로트로 자라날 때까지 그의 유모로 일하고 있는 베카신. 파리로 가지 못한다고 해서 일상이 불행하지는 않다. 대저택에서 배운 운전은 신이 나고, 매일매일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물건을 발명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리스 출신의 한 인형극 놀이꾼이 저택을 찾아와 룰로트와 후작부인의 마음을 빼앗는다. 하지만 그는 점점 후작부인의 재산을 동내며 저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다.

‘베카신’은 프랑스에서 114년간 사랑받아온 인기 만화 시리즈 ‘베카신’을 원작으로 했다. 베카신은 프랑스 만화 최초의 여성 주인공으로, 1905년 프랑스 주간지 ‘쉬제트의 일주일’에서 30여년간 연재됐다. 당시 베카신은 보모나 발명가, 웨이터와 운전사 등 다양한 직업으로 활동하는 여성상을 보여주며 독자들의 롤모델이 됐다. 

영화 ‘베카신!’ 또한 만화의 행복감을 고스란히 띠고 있다. 아기 룰로트 때문에 파리에 가는 것을 잠시 멈춘 베카신이지만, 여전히 꿈을 버리지 않는 점이 그렇다. 명랑한 룰로트는 베카신과 함께 쉴 새 없이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사기를 당했음에도 남을 원망하지 않는 후작부인 또한 동화적인 그림이다. 사기를 친 인형놀이꾼이 가져오는 마지막 반전은, 이미 평범한 사기극에 익숙해진 관객들이 예상했던 그림들을 모조리 깨 버린다. 

피곤하거나 어둡고 복잡한 영화에 지쳐버린 관객들이라면 초록 원피스에 하얀 두건, 빨간 우산을 든 낭만적인 베카신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오는 25일 개봉.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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