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 유희열이 말하는 ‘스케치북’의 원동력

“벌써 10년…” 유희열이 말하는 ‘스케치북’의 원동력

기사승인 2019-04-23 19:15:50


KBS 심야 음악 토크쇼의 명맥을 잇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10주년을 맞았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10년째 프로그램과 함께하고 있는 유희열은 “1회 녹화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진행을 맡게 돼 영광’이라고 말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지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공원로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 10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진행자 유희열과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조준희 PD, 박지영 PD가 참석했다.

2009년 4월 24일에 첫 방송을 시작한 ‘스케치북’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지만, 돌아보면 더 오랜 역사가 있다. 1992년 ‘노영심의 작은음악회’로 시작해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등으로 이어진 KBS 음악 토크쇼의 피가 ‘스케치북’에도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유희열은 앞선 프로그램들이 있었기에 ‘스케치북’이 10년 동안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케치북’을 개별 프로그램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앞선 음악 프로그램들이 있었고 저도 그 프로그램 중 하나를 통해 텔레비전에 첫 출연했다”며 “‘스케치북’이 30년 가까이 방송된 음악 토크쇼 중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유희열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스케치북’을 지켜온 KBS 내부의 제작진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그는 “시간이 지나고 제작비 문제나 경쟁성 때문에 위기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프로그램을 지켜준 분들께 감사하다”며 “KBS 예능국 내에서 많은 분들이 ‘스케치북’ 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주신 덕분에, 시청률이나 수익성이 높은 프로그램이 아님에도 지켜졌다”고 설명했다.

10년 간 매주 새로운 무대를 꾸민 가수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유희열은 “게스트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며 “음악계에서 ‘스케치북’을 중요한 존재로 바라봐 주는 덕분에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케치북’은 유희열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방송이다. 이제는 가수뿐 아니라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그를 브라운관으로 불러낸 첫 번째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유희열은 이날 ‘스케치북’을 “생활의 중심”이라고 표현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큰 애정을 보였다.

박지영 PD는 진행자 유희열에 대해 “음악적인 전문성과 진행 능력은 물론이고, 출연하는 뮤지션을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서 “방송을 재미있게 이끌면서도 출연하는 뮤지션을 어떻게 대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박 PD가 꼽은 프로그램의 정체성도 ‘유희열’이다. 박 PD는 “유희열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것이 프로그램의 큰 특징”이라며 “덕분에 현재 음악계에서 대중이 좋아하면서 가치가 있는 것을 놓치지 않고 갈 수 있었다. 화려한 화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서 큰 변화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오는 26일 방송되는 10주년 특집도 ‘스케치북’이 지닌 기본적인 역할과 가치에 중점을 둬 준비했다. ‘스케치북’이 가장 잘하는 음악과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유희열은 “제작진이 여러 제안을 했는데, ‘평상시대로 해달라’는 나의 의견을 수용해줬다”면서 “가수를 소개하는 일이 우리의 일이니, 우리가 하던 일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생일을 맞은 ‘스케치북’ 440회를 수놓을 가수들은 다양하다. 가수 김현철이 10년 만에 첫 출연하고, 크러쉬, 볼빨간사춘기가 무대를 꾸민다. 인디 포크 듀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도 지상파 방송 사상 처음으로 소개된다. 10주년 특집 방송의 마지막 무대는 유희열이 꾸민다.

끝으로 유희열은 “처음에 냉담했던 관객들이 가수의 음악을 듣고 환호할 때가 가장 짜릿하다. 프로그램을 통해 첫 데뷔했던 가수들이 가요계에서 큰 자리를 차지할 때도 보람을 느낀다”며 “10주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10년째 녹화 당일 프로그램을 찾아주는 관객 덕분”이라고 말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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