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도박자금용 1080억원 외화 밀반출 환치기 일당 적발

필리핀 현지 도박자금용 1080억원 외화 밀반출 환치기 일당 적발

기사승인 2019-05-07 10:01:00



필리핀 현지 카지노 도박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1080억원대 외화를 밀반출한 환치기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신발 밑창에 지폐를 숨겨 놓으면 공항보안검색대에 걸리지 않는 점을 노리고 이 같은 수법으로 276차례나 외화를 밀반출했지만 세관에 단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환치기 일당 31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국내 총책 등 8명을 구속, 관리책‧운반책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필리핀 현지에 체류 중인 조직 일당 3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해 쫓고 있다.

이들은 2016년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276차례에 걸쳐 1080억원의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신발 밑창이나 여성용 거들을 착용한 후 지폐를 숨기는 수법으로 공항보안검색대를 유유히 빠져 나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항보안검색대 금속탐지기로는 이렇게 숨긴 돈뭉치가 적발되지 않는 점을 노렸던 것이다.

이들이 이 같은 수법으로 276차례에 걸쳐 1080억원어치 외화를 밀반출하면서도 세관에 단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던 이유다.

경찰에 따르면 필리핀에 체류 중인 해외 총책 A씨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도박자금 환전에 어려움을 겪자 국내 총책 B씨 등을 포섭해 환치기 조직을 결성했다.

경남지역에 외화 밀반출 교육장소로 쓰려고 오피스텔을 빌린 뒤 교도소 동기와 동종 범죄전력이 있는 주변인들을 운반책으로 끌어들였다.

A씨가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번 돈을 대포통장을 이용해 한국에 송금하면 이를 B씨가 인출해 관리책을 통해 달러와 유로화로 환전, 다시 운반책에게 전달됐다.

운반책은 신발 밑창이나 여성용 거들을 착용해 지폐를 숨긴 뒤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방식으로 환치기가 이뤄졌다.

이들은 외화 은닉 방법이나 경찰에 검거될 때 대처 요령 등을 교육받으며 치밀하게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밀반출한 자금은 필리핀 현지에서 대부분 도박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자금출처와 사용처, 도박가담자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이 같은 환치기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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