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고령이라도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을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은 14일, 심장내과 이상학 교수[사진] 연구팀이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의 심혈관 질환 예방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심혈관 질환이 없었던 6414명을 5.2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75세 이상 노인에서도 스타틴이 질환 발생위험을 41%, 사망률을 44% 낮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스타틴 복용자의 경우 100명이 1년간 위험에 노출될 비율(100 person-years)로 환산했을 때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주요 심장혈관 및 뇌혈관 사건(MACCE)이 1.25회로, 미복용자(2.15회)보다 약 41% 낮았다. 사망률 또한 스타틴 복용자의 경우 0.65회로 미복용자 1.19회보다 약 44% 낮았다.
카플란-마이어(Kaplan-Meier) 생존분석에서도 스타틴 복용자의 경우 심혈관 관련 질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이 비복용자에 비해 각각 41%, 44%로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스타틴 복용자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이 낮아지는 동시에, 심근경색증이나 관상동맥 재개통술 발생률이 낮았다.
그간 스타틴은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심장마비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왔지만, 75세 이상 노인에서 스타틴 효과에 대해 진행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제적 치료지침에서도 고령에서의 효과와 치료방침은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동양인에 대한 연구도 서양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이상학 교수는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의료비와 복지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75세 이상의 고령이라 할지라도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상학 교수 등의 이번 연구결과는 심혈관-대사질환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Atherosclerosis(동맥경화증)’ 최신호에 게재됐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