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씻기라는 작은 행동이 환자의 건강과 병원 내 감염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10년에 걸쳐 폭넓게 정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1일 세브란스병원은 2008년 12월부터 손위생 증진을 위해 시작한 손 위생 활동 ‘Hi-Five’의 10년을 돌아보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세브란스병원 Hi-Five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캠페인을 시작한 2009년 70%대에 불과했던 손 위생 수행률이 2014년 80%를 넘었고, 2017년 이후부터는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같은 성과는 병실 화장실 내부를 포함해 모든 수전에 물비누와 종이타울을 배치해 의료진 뿐 아니라 의료기관 내 직원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의 손 위생을 높이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했고, 인식개선과 함께 첨단기술의 도입을 통해 일궈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은 의료정보실 데이터사이언스센터를 두고, ‘데이터 시각화, 데이터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감염률 등을 인포그래픽, 그래프, 통계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의료정보 기술을 활용해 병원의 다양한 환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취합, 실제적인 감염관리 관련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나아가 실시간 데이터 시각화 및 분석이 보다 용이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일종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감염관리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이용해 환자 개개인의 감염위험을 파악하고, 필요한 감염관리가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심포지엄에서는 이 외에도 김홍빈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감염관리를 위한 의료직종 및 직급별 맞춤형 교육, 정책적 뒷받침을 통한 개인의 행동변화를 강조하는 발표와 손위생을 포함해 감염관리를 위한 국가의 표준주의 정책과 향후 방향에 대한 이형민 질병관리본부 의료감염관리과장의 설명도 이뤄졌다.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손 위생은 병원 내 감염위험을 줄이는 첫 번째 실천 방법으로 세브란스병원이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세브란스의 감염관리 문화를 의료 환경이 취약한 나라에도 전파해 손위생의 중요성을 알리고 나눌 예정”이라고 다짐의 말을 전했다.
그 일환으로 세브란스병원은 기념 심포지엄과 함께 아프리카에 손 소독제를 전달하는 기부행사를 지난 3일부터 5일간 진행했다. ‘손위생 나눔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번 기부행사를 통해 교직원들은 손소독제 약 1700개를 모았고, 병원은 이를 포함해 병원 의료선교센터를 통해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지원물품을 전할 예정이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의 감염관리활동인 ‘Hi-Five’는 2008년 12월 ‘Hi-Five’ 발대식과 손 씻기 선언문 발표를 시작으로 2014년 안전주사기 사용, 개인보호구 착용. 격리지침 준수, 멸균술 준수 등 손 위생에서 전반적인 감염예방을 위한 캠페인으로 확대돼왔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