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 한번 걸러 드세요”

“인천 붉은 수돗물, 한번 걸러 드세요”

환경부, 기준은 충족하지만 평시수준까진 시일 걸려… 생활용수로 우선사용 권고

기사승인 2019-06-18 12:03:37


수도관을 틀면 싱크대고 세면대고 흘러나오는 붉은 수돗물에 인천 서구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한지 20일이 지나고 있다. 인천시장은 주민 앞에 2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하지만 사태는 아직 진행형이다.

환경부는 17일 인천시장의 사과 기자회견 다음날인 오늘(18일) 오전, 인천 수돗물 적수현상에 대한 정부의 원인조사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나선 김영훈 물통합정책국장은 결과 발표에 앞서 “국민 모두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진 사고개요와 경과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발생한 인천수돗물 적수발생사고는 공천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점검으로 가동이 중지됨에 따라 인근 수산·남동정수장 정수를 수계전환해 대체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수계전환 시 물의 방향이 바뀌며 충분히 청소가 되지 못한 노후관 속 물 때 등 이물질이 인천시의 미흡한 계획과 관리소홀, 적기 대응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인재(人災)라고 판단했다. 수계전환 전 수돗물 공급지역 확대방안 대응 시나리오가 밸브조작 위주로만 이뤄져 탁도 등 사고를 유발한 이물질에 적기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

더구나 밸브 개방으로 인한 유량증가와 함께 일시적으로 정수탁도가 먹는 물 수질기준(0.5NTU)를 초과한 0.6NTU를 기록했음에도 별도의 조치 없이 물을 공급했고, 초동대응이 이뤄지지 못함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기조차 놓쳤다는 결론이다.

김 국장은 “수계전환이전 평균 0.07NTU에서 3배 정도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초동대응이 이뤄지지 못해 피해를 확산했고, 유속이 2배 정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비가 부족해 관벽에 부착된 물때가 떨어져서 바닥 침전물과 함께 공급돼 민원이 발생했다”며 “무리한 수계전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검사결과 수질기준을 초과한 사례가 9건 있었지만 재검사를 2번에 걸쳐 한 결과 현재는 모두 기준을 만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종지역 26개 학교의 수질분석결과도 잔류염소 등 17개 항목이 모두 먹는 물 수질기준 이내로는 확인된 바 있다”며 “전문가들은 정수기나 필터로 한번 거른 물은 음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다만, “가정에서 자가필터를 활용할 경우 필터에 묻어나오는 이물들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알루미늄이 36~60%, 망간이 14~25%, 철 등 기타성분이 26~49%를 차지했다. 이는 관로 노후화로 인한 물질이라기보다는 관저부에 침적된 물 때 성분이 유출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며 “생활용수는 가능하지만 음용을 권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조사결과 발표와 함께 향후 대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지난 14일부터 공촌정수장의 정수지를 전문업체에 위탁해 물 빼기와 청소를 반복하고 있으며 오늘(18일) 중 마무리하고 물 사용량이 적은 심야시간 등을 이용해 송수관로의 이물질 등 오염수에 대한 배수작업을 23일까지 시행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또한, 송수관로 이토작업과 함께 8개 배수지도 청소전문업체에 위탁해 오는 23일까지 청소하고, 22일부터는 급수구역별 민원발생 등을 고려해 배수순서를 결정하고, 매일 급수구역별로 10개 조를 투입해 단계적 정상화에 나서 늦어도 오는 29일까지는 완료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나아가 주기적이고 의무적인 관망청소와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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