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연극·뮤지컬 관람 등 문화생활은 다른 말로 ‘여가생활’이라고 불린다. 일상생활을 벗어난 여가시간에 삶을 즐기기 위한 활동이라는 의미에서다. 이 같은 측면에서 서울에서의 생활이 과거에 비해 급격히 힘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서울문화재단이 23일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서울시민 63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서울시민 본인이 비용을 부담한 문화 활동 연평균 횟수는 6.84회로, 이를 위해 연평균 12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이들이 주로 즐기는 문화생활은 ‘관람’의 형태로 극장영화 관람이 92.9%, 박물관이 92.5%로 압도적이었다. 연극공연 76.5%, 축제 74.9%, 미술관 74.1% 순이었다. 연간 문화 활동 관람률은 50대 남성이 77%, 여성이 88.5%였고, 20대 남성이 66.3%, 여성이 66%를 기록했다.
문화관람으로 느끼는 정서적 경험도 세대별로 달랐다. 30대는 '전반적 행복감'을 꼽은 비율이 79.2%로 가장 높았고 40대와 50대는 각 82.6%, 82.2%가 '스트레스 해소'를 선택했다. 20대는 가장 많은 68.6%가 '기분전환'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일련의 조사결과를 2016년 결과와 비교하면 우울해진다. 2016년 총 7706명의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2016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에서 서울 일반시민의 본인부담 연간 총 관람횟수는 9.54회로 2018년에 비해 28% 이상 빈번했다.
일반시민이 연간 문화생활을 위해 지출하는 총 비용 또한 약 25만원으로 2배 이상 많았다. 이 같은 변화는 물가상승과 일상생활에서의 생활비 부담 증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유발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반적인 연령층에서의 문화생활 향유횟수와 지출규모가 줄어들었다. 특히 2016년 실태조사 당시 주요 지불계층이었던 29대 이하와 30대 여성이 주머니를 닫았던 것이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문화생활을 하지 않게 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문화생활에 상대적으로 변화가 크지 않았던 30대 남성이 새로운 문화생활 주요소비계층으로 급부상했다. 2018년 조사결과 30대 남성의 문화관람 횟수는 7.6회로 가장 많았고, 지불하는 비용도 17만3000원으로 가장 컸다.
하지만 이마저도 2016년 32만8500원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이 같은 결과에 김종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통계 결과를 참고해 서울 시민의 다양한 문화적 취향과 삶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문화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