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에게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이 큰 이유를 독일과 미국의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히 치매를 일으키는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주로 생긴다. 이런 노년기 알츠하이머병은 8년에서 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정도의 가벼운 증상에서 시작해 언어 구사·판단 등의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결국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질환이다.
독일의 ‘퇴행성 신경질환 센터(DZNE)’와 미국의 하버드대 의대 과학자들은 나이가 들면 원인 물질 중 하나로 추정되는 타우 단백질이 뇌 조직에 더 빨리 퍼지기 때문이라고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8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연구개요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과 발병 기전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tau protein)이 알츠하이머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했다.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신경반)가 뇌세포에 과도히 침적하거나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로 신경섬유 다발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알츠하이머병이 생긴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타우 단백질이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 부위에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병세가 악화할수록 뇌의 다른 부위로 퍼지는 것을 확인했다.
바이러스 입자를 유전자 매개체로 이용해 인간의 타우 단백질 유전자를 생쥐의 뇌에 주입했더니 각 세포에서 타우 단백질을 만들기 시작했다. 12주 뒤 타우 단백질이 처음 생성된 위치에서 얼마나 이동했는지 측정한 결과, 늙은 생쥐의 뇌에서 생성된 타우 단백질의 확산 속도가 어린 생쥐에서 생성된 것보다 두 배가량 빨랐다.
건강한 상태의 타우 단백질은 수액에 녹은 형태로 뇌의 신경세포(뉴런)에 존재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면 신경섬유 매듭으로 뭉쳐지기 쉬운 병적인 형태로 변한다는 것도 연구진은 새로이 밝혀졌다.
연구에 참여한 주자네 베크만 DZNE 박사는 “주로 병적인 형태의 타우 단백질이 뇌세포 사이를 이동한다는 게 오래된 학설”이라면서 “건강한 형태의 타우 단백질도 뇌 안에서 퍼질 수 있고 나이가 들면서 퍼지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