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가안보 우려가 없는 제품에 한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품의 수출을 허용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2주전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화웨이에 대해) 국가안보에 위험이 없는 분야(제품)에 대해 (미 기업들에) 수출면허를 발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는 지난달 말 일본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공개한 제재완화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행정부는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는 경우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국가안보 우려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에 따라 사실상 화웨이 제재를 선별적으로 완와하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로스 장관은 “화웨이는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계속 남을 것”이라고 말해 일부 거래 허용 등 제재 완화에도 화웨이는 블랙리스트에 그대로 남아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로스 장관은 “민간 영역은 책임있게 행동하고,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기술을 보호해야 한다. 아무리 이익이 될지라도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을 위해 무역 기밀이나 민감한 지식재산권, 소스 코드를 거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미국 기술을 집요하게 추구해왔다. 이는 용인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졌다.
한편, 화웨이는 지난 8일(현지시간) 자사 직원들이 중국군간의 밀접한 관계가 확인됐다는 연구결과 보도에 대해 “그 어떤 것도 확인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트남 풀브라이트대학의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가 영국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 연구원들과 화웨이 직원 2만5000명 이상의 이력서를 살펴본 결과, 중국군 산하 기관과 화웨이에 동시에 고용된 것처럼 보이는 직원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직원들의 군 배경에 대한 FT 기사 관련 화웨이 공식 입장’을 통해 “화웨이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한 기사에서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가 언급한 이른바 '화웨이 직원 이력서'와 관련해 그 어떤 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화웨이는 “군 및 정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채용 후보자에 대해 엄격한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이러한 후보자들은 군 및 정부와의 관계가 종료되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만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화웨이 측은 “사이버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는 지금까지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언제나 화웨이의 최우선 사항이 될 것이다. 화웨이는 고객 네트워크 및 데이터에 접근하게 될 직원들에 대해 배경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전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면서 “화웨이는 모든 직원들이 고객의 승인과 관찰 하에서 작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적 요건이 뒷받침 되었기에, 화웨이는 지난 30년 이상 전세계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디지털 세상에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화웨이의 투명성에 관한 전문가 조사 및 사실에 근거한 보고서를 환영한다”면서도 “우리는 앞으로 발간될 연구 보고서들이 결론을 내릴 때 추측성 내용을 적게 포함하고, 볼딩 교수의 ‘믿는다’, ‘유추하다’, ‘배제할 수 없다’와 같은 표현처럼 추측에 기반한 진술들이 보고서에 없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