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와 폭염이 시작되면서 건초염(tenosynovitis)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초염’이란, 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건초(tenosynovium)’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이름이 생소하지만 평생 누구나 한번쯤 경험할 정도로, 흔한 병 중 하나다. 특히 4계절 중 활동량이 가장 많고 장마 등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 환자가 급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건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43만 명에서 2018년에는 161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22만 명으로 최근 5년간 다른 계절에 비해 가장 많았다.
인대가 뼈 사이에 존재해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면 힘줄은 근육의 끝 쪽에서 뼈에 붙어 관절을 움직여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힘줄은 활액막(synovium)으로 덮여 있는데 이를 건막 또는 건초라 부른다.
건초염은 가벼운 외상에 의해 발생하거나 힘줄과 주변 조직에 마찰이 증가하면서 건초가 미세하게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반복적인 움직임이 많아 피로하기 쉬운 손가락, 어깨, 무릎, 발목 등에 주로 생긴다.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사무직 직장인이나 악기 연주자, 등에서는 손과 손목 건초염이 흔하며 가사활동이 많은 주부나 운동선수 등은 어깨와 무릎에 잘 생긴다.
어깨는 회전근개(rotator cuff)를 비롯해 힘줄이 많은 조직이라 건초염이 오기 쉽다. 어깨충돌증후군(impingement syndrome)이나 오십견(동결견, frozen shoulder)과 같은 대표적인 어깨관절 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 관절 위 공간이 좁아져 팔을 올릴 때 어깨뼈의 지붕격인 견봉(acromion)과 회전근개 극상건(supraspinatus)과 충돌하는 현상이다. 이때 생긴 마찰로 인한 염증이 주변 힘줄에도 전해져 이두박근(biceps brachii)이나 삼각근(deltoid muscle) 등에 건초염이 함께 생긴다. 또한 건초 염증이 주위 관절에 번지고 통증 때문에 어깨를 잘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어깨가 뻣뻣하게 굳는 오십견이 유발되기도 한다.
손목 건초염은 중년 이후 여성 및 노동 강도가 많은 남성에게 주로 생기지만, 최근 사무업무 및 스포츠 활동으로 인해 젊은 연령층에서도 잘 생긴다. 또 여름에 야외 스포츠를 즐겨 하는 사람들도 주의가 필요하다. 손가락에 통증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손목터널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과 혼동하기 쉽지만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질환으로 손가락이 저리거나 아픈 반면, 건초염은 힘줄 주변이 움직임에 의해서 통증이 유발된다는 점이 다르다.
건초염 환자는 증상 초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 휴식과 간단한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하게 아플 때 병원을 찾게 되면 치료의 강도와 재발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건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절에 스트레스를 주는 반복적인 동작을 자제해야 하며 활동 전후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고 관절에 열감이 있을 경우 냉찜질을 열감이 없을 경우 온찜질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날개병원 박인웅 원장은 “건초염은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으로 비가 많이 와 기압이 낮아지는 장마철이나 피서나 휴가 때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한여름에 잘 생긴다”며 “처음에는 관절 주변이 움직일 때 뻣뻣한 느낌이 들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만자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