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WTO서 “日 수출규제는 규범 위반” 강조…WTO 이사회 시작

정부 WTO서 “日 수출규제는 규범 위반” 강조…WTO 이사회 시작

기사승인 2019-07-24 10:08:18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현지시간으로 23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된 가운데 우리 대표단과 일본 측 대표간 치열한 공방과 신경전이 이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정부 대표로 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회의 시작 5분 전 회의장에 도착했다. 김 실장은 백지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이미연 차석대사 등과 회의에 참석했다.

김 실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발언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 없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했다.

이달 초 일본이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하고, 최근에는 한국을 화이트(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정치적 목적에 의한 보복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지난 9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상품 무역 이사회에서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를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백지아 대사는 일본의 이러한 수출규제 조치가 WTO 자유 무역 원칙에 어긋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WTO 상품무역이사회 마지막 안건으로 상정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정치적 복적으로 이뤄진 경제보복”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일본 정부에도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백 대사는 “일본이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강조한 직후 이러한 조치를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일본에 이번 조치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조속한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대응해 일본에서는 이날 오전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대표부 대사가 대표로 참석했다. 당초 일본 정부 대표로 파견된 야마가미 신고 외무성 경제국장은 오후 5시께 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야마가미 국장은 “일본은 WTO 규범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안건은 한국이 제안했기 때문에 한국의 주장을 들어보고 일본 정부의 입장을 회원국들에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WTO 상품무역이사회에서 이하라 준이치 대사는 일본 정부의 조치가 수출 규제가 아니며, 안보와 관련된 일본 수출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그는 WTO 규범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회의 시작 시각보다 10분여 늦게 도착한 이하라 대사 역시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언급 없이 회의장에 들어섰다.

WTO 일반이사회에서는 한국이 의제로 제안한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는 이날 상소기구 구성 등 다른 안건 논의가 길어지면서 24일 다뤄지게 됐다. 기타 안건을 제외한 전체 14개 안건 중 일본의 수출 규제 안건은 11번째로 상정돼 있다.

이날 오후 김승호 실장은 회의장에서 들어서면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자료를 통해 “김승호 실장은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WTO 규범에 합치하지 않는 부당한 조치임을 지적하고, 현 상황에 대한 WTO 회원국들의 이해를 제고하는 동시에 조치 철회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는 164개 전체 회원국 대표가 중요 현안을 논의‧처리하는 사실상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2년마다 열리는 WTO 각료회의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이지만, 각료회의 기간이 아닌 경우에는 일반이사회가 최고 결정기관 역할을 담당한다.

정부는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구속력 있는 결정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WTO에서 자유무역을 주장해온 일본의 이중성을 회원국들에 설명하고 국제 사회 여론전을 통해 일본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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