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모욕 청년들, 할머니들에 무릎 꿇고 “잘못했습니다”

소녀상 모욕 청년들, 할머니들에 무릎 꿇고 “잘못했습니다”

기사승인 2019-07-25 15:08:38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조롱한 청년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가 사죄했다.

경기 광주 나눔의집 측은 25일 소녀상을 조롱한 A씨 등 20∼30대 남성 3명이 전날 오후 3시쯤 찾아와 할머니들 앞에 일제히 무릎 꿇고 사죄했다고 25일 밝혔다. 나눔의집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6명이 거주 중이다.

이옥선 할머니는 “그게(소녀상) 길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추우면 목도리를 하나 갖다줬나, 여름에 뜨거우면 모자를 하나 씌워줬나”며 “가만히 앉아있는데 침 뱉기는 왜 침 뱉어”라고 이들을 강하게 꾸짖었다. 이어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이라며 용서해주겠다고 말했다.

A씨 등은 이후 나눔의집에 있는 위안부 역사관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 3명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1명은 이미 지난 20일 아버지와 함께 나눔의집을 찾았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폐증이 있는데 교육을 못 해 죄송하다”며 할머니들에게 사과했다. 

지난 6일 A씨 등 4명은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역 광장에 위치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모욕 행위를 저질러 공분을 샀다. 이들은 범행 당시 일본어로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A씨 등은 당시 일본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일본말을 하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더 모욕감을 줄 것 같아서”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할머니들은 이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다면 용서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눔의집 측은 A씨 등이 사과를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이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다.

수사를 마친 경찰은 지난 22일 모욕 혐의로 A씨 등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나눔의집 관계자는 “할머니들에게 연신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하는 A씨 등의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이들에 대한 고소는 모두 취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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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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