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결핵 발병해야만 정책이 작동되나”

“왜 결핵 발병해야만 정책이 작동되나”

김천태 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장 “예방 관리 필요해”

기사승인 2019-07-26 00:01:00

“정책의 지속성.” 

김천태(58) 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장의 말이다. 25일 오후 충북 오송의 대한결핵협회 결핵연구원에서 김 원장을 인터뷰했다. 지난 4월 몸담았던 국립목포병원을 떠나 이곳에 온 지 넉 달째. 삼십 여년의 공직 생활을 끝낸 소회를 묻자 김 원장은 “자유로워 체질에 맞는다”고 말했다. 

공직에서 민간으로 몸담은 환경은 바뀌었지만, 결핵 퇴치란 미션은 여전히 그에게 남았다. 김 원장은 정부가 결핵 연구를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후약방문은 이제 그만”

- 결핵연구원장 취임 넉달째다.  

12개 지부 대부분을 돌았다. 연구원 개인 면담도 가졌다. 세미나와 협회 로드맵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 국가결핵관리사업을 외부에서 바라보니 어떤가.  

사업 예산을 중앙과 지자체가 일대일로 부담하다보니 사업 지속성이 이뤄지지 못한다. 결핵 관련 감염병 정부 사업은 국가 전액 지원이 바람직하다. 

- 사업 지속성만큼 사업 방향도 중요할 텐데.

발병 이후 환자 관리에 초점을 맞춰오던 것에서 전향적 변화가 필요하다. 잠복결핵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을 잘 관리해 발병하지 않도록 예방 치료를 하거나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그래서 후유증 없이 치료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환자의 숫자 및 전 세계적 추세에 따라 정책은 유연하게 바뀔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발병 환자를 중심으로 관리를 해왔는데, 당초 목표보다 결핵 발병 감소폭이 완만하다. 때문에 발병전 관리에 초점을 맞춘 ‘공격적’ 조치가 필요하다. 물론 이를 위해선 예산 투입이 요구된다. 

- 결핵연구원의 미션은 무엇인가.

정부의 미션과 같다. 연구원은 결핵 퇴치를 위해 운영된다. 우린 전국 보건소에서 의뢰한 검체에 대한 진단검사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비결핵성 폐질환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결핵 검사에 대한 표준화된 검사 배지 공급 및 결핵 연구를 위한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 결핵 연구 벤처를 위한 일종의 액셀러레이터의 역할도 한다고 들었다.  

외부에서 신속진단용키트 개발 등을 하고 싶다면, 연구원에서 진단용 키트를 공동 개발하고, 평가도 연구원에서 일괄하게 된다.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 특허신청을 해 기술이전 후 그에 따른 비용을 받고 판권을 넘겨주게 된다.

- 연구원 자체 랩벤처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나.

신속 진단 키트 개발 등은 향후에도 자체적으로 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역할은 개발 전 단계까지다.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게 결핵 표준배지다. 현재 결핵 검사 기관별로 제각각으로 배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실정이다. 품질 관리(QC)를 고려한다면, 표준배지는 국가에서 만들어서 공동 공급을 해야 한다. 현재 우린 결핵 검사실 세팅을 하고 있는데, 향후 표준배지를 공급할 수 있다. 

- 어려움도 있을 것 같다. 

협회는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반 연구를 해야 하지만, 정책연구에 대한 연구비 지원이 안 된다. 연구비를 주는 기관의 입맛에 맞추다 보면 방향성이 없어진다. 향후 우리가 가야할 방향, 시범사업, 신약 도입에 대한 전문가 평가 등 연구 결과물을 내기 어렵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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